[일간스포츠 김은구 기자] 소울가수 류지수가 ‘라구요’를 재해석했다.
1993년 발매된 강산에의 명곡 ‘라구요’를 류지수는 특유의 감성으로 다시 불러 6일 발매했다.
류지수는 강산에, ‘라구요’와 오래된 인연으로 강산에의 허락을 받아 이 곡을 불렀다. 사연은 이렇다.
지금은 철거됐지만 포크가수들의 성지였던 서울 명동의 무아라는 작은 카페에서 한국의 포크듀오 해바라기 메인보컬 이주호의 콘서트가 있는 날이었다. 류지수는 지인의 초대로 관객석에 앉아 있었다.
예정된 공연 시작 시간이 지나도 이주호는 나타나지 않았다. 카페 사장은 이주호로부터 오는 길에 접촉사고가 나서 못 온다는 통보를 받았고, 시급하게 관객석에 여자가수가 와 있다며 자연스레 마이크를 넘겼다.
류지수는 얼떨결에 올라간 무대에서 현장 분위기와 어우러지는 노래를 생각하다 강산에의 ‘라구요’를 편곡 버전으로 불렀다.
관객반응은 뜨거웠고 연이어 앙코르로 이어졌다. 이 영상을 촬영한 카페 사장은 바로 후배인 강산에에게 메시지로 전송했다. 강산에는 “너무 잘 부르네요. 제 곡을 드려야겠는데요!”라고 답장을 했다.
그 인연으로 류지수는 원작자인 강산애의 개작동의서를 받았고 약 4년에 걸친 우여곡절 끝에 이 곡을 발매했다.
류지수는 “강산에 선생님의 명곡을 언젠가 꼭 발매하고 싶었다”며 “저만의 호흡을 녹이되 원곡의 멜로디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라구요’가 30년만에 제 목소리로 재탄생돼 영광이고,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류지수는 지난해 이탈리아의 유명 소울&재즈 뮤지션 피에로(Piero) & 피포(Pippo) 롬바르도(Lombardo) 형제와 두차례에 걸쳐 컬래버레이션 곡 작업을 진행하며 해외 무대에서 주목을 받았다.
류지수는 2003년 모던 록밴드 미스터소울로 데뷔한 20년차 가수다. 한때 인기를 끌었던 PC 게임 ‘테일즈런너’의 동명 캐릭터 가수 DND로 유명했고 당시 천재 바이올리스트 유진박과 소울 프렌즈의 메인 보컬로도 활동했다.
류지수는 재즈, R&B, 팝, 소울, CCM, 탱고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였고 직접 작사, 작곡을 해 ‘여보세요’ ‘하얀밤’ 등 다수의 곡을 발표하는 등 꾸준한 작업을 통해 이탈리아 최정상급 뮤지션인 피에로 & 피포 롬바르도 형제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피에로 & 피포 롬바르도 형제는 ‘팬텀싱어’ 시즌3 준우승팀인 크로스오버 그룹 라비던스가 편곡해 부른 이탈리아 보사노바 곡 ‘Luci’(루치)의 원곡을 발표한 마르치오 보사의 매니지먼트 대표이자 뮤지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