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트 출루에 심각해진 한국 (도쿄=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한국과 호주의 경기. 4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호주 화이트필드가 번트로 출루하자 한국 고영표가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23.3.9 hama@yna.co.kr/2023-03-09 13:12:29/ <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한국 대표팀 '1선발' 고영표(32)가 리드를 내준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고영표는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호주와의 1라운드 1차전에 선발 등판, 4와 3분의 1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2사구 1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0-2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고영표는 '땅볼 마스터' 면모를 1회부터 보여줬다. 1번 타 팀 케널리와 알렉스 홀을 모두 초구에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고, 3번 타자 로비 글렌다이닝도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투구 수는 4개.
2회는 위기를 잘 넘겼다. 고영표는 미끄러운 공인구(롤링스사) 탓에 선두 타자 대릴 조지에게 사구를 내줬다. 후속 타자 애런 화이트필드는 주 무기 체인지업을 2구 연속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지만, 후속 타자 릭슨 윈그로브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1, 3루에 놓였다.
이 상황에서도 체인지업이 빛났다. 실점 위기였지만, 로건 웨이드와의 승부에서 유리한 볼카운트(1볼-2스트라이크)에서 주 무기 낮은 체인지업으로 다시 헛스윙을 유도했다. 기세가 오른 고영표는 후속 타자 로비 퍼킨스까지 3루 땅볼로 잡아내며 무실점 투구를 해냈다.
고영표는 이날 커브 구사율을 높였다. 상대 타자들이 1, 2구 안에 승부하며 공격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그렇게 두 번째 위기도 잘 남겼다. 3회 선두 타자 울리치 보하르스키에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 케널리를 삼진 처리했다. 후속 타자 홀도 2루 땅볼로 유도, 2루수 토미 에드먼이 선행 주자를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렌다이닝까지 삼진 처리하며 3이닝 무실점을 이어갔다.
그사이 한국 타선은 침묵했다. 고영표도 리드를 빼앗겼다. 4회 데릴 조지에게 사구를 내줬고, 화이트필드에게 기습 번타 안타를 허용하며 위기에 놓였다. 풀카운트에서 몸쪽 변화구 승부를 시도한 윈그러브에게도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만루에 놓였다. 웨이드를 중견수 뜬공 처리했지만, 그사이 3루 주자의 태그업을 허용했다.
고영표는 이어진 퍼킨스와의 승부에서 병살타를 유도해 추가 실점을 막았다. 하지만 추격 득점 없이 나선 5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케널리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고 1점을 더 내줬다. 커브가 공략당했다.
특유의 땅볼 유도 능력이 빛났고, 투구 수 관리도 잘했다. 하지만 타선의 침묵 속에 핀치에 몰렸고, 장타까지 허용했다. 투구 수는 45개에 불과했지만, 0-2으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