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공격수 나경복. 사진=KOVO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는 지난 8일 치른 OK금융그룹과의 경기에서 승리(세트 스코어 3-0)하며 승점 53을 획득, 잔여 2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4위를 확보했다. 최근 5시즌 연속 포스트시즌(PS) 진출 성공이다.
우리카드는 2008년 창단 뒤 2017~18시즌까지 한 번도 '봄 배구'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2018년 4월, '배구 도사' 신영철 감독을 선임한 뒤 조직력이 탄탄해졌고, 이제 매 시즌 정상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 최근 5시즌 동안 PS에 개근한 팀은 우리카드와 대한항공 2팀뿐이다. 나경복(29·우리카드)이 리그 대표 공격수(아웃사이드 히터)로 인정받을 만큼 성장한 것도 우리카드가 강팀으로 올라선 힘이다.
나경복은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은 뒤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팀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선수다. 우리카드를 정규리그 1위(25승7패·승점 69)로 이끌었던 2019~20시즌에는 최우수선수(MVP)에 오르기도 했다.
나경복은 올 시즌(2022~23)도 득점·공격 성공률·후위 공격·서브 등 주요 공격 부문 리그 10걸 안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며 제 몫을 다했다. 시즌 초반, 레오 안드리치가 부상으로 이탈하며 외국인 선수 없이 경기를 치를 때 팀 공격을 이끌었고, 약 2년 만에 6연패를 당할 위기에 놓였던 지난달 17일 대한항공전에서도 클러치 능력을 발휘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신영철 감독은 PS 진출을 확정한 5일 OK금융그룹전 승리 뒤 "몇 년 전보다 선수들과 지도자들 사이 커뮤니케이션이 긴밀해지고, 개인보다는 팀 플레이를 더 중시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나경복도 "지난 시즌까지 4연속으로 봄 배구(PS)를 경험하며 중요한 경기나 시점에 긴장감을 극복하는 노하우가 생긴 것 같다. 경기 집중력도 좋아진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의 성장에 대해서도 "팀 경기력과 비슷하다. 예전에는 멘털이 흔들리면 오래 갔다. 이제는 안 좋은 플레이를 해도 빨리 회복한다. 최근에도 범실 하는 게 두려워 소극적인 플레이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나와 (외국인 선수) 아가메즈가 잘 해줘야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과감한 플레이를 했다. 몇 년 전보다는 조금 더 성숙해진 것 같다"며 웃었다.
나경복은 8일 기준으로 국내 선수 최다 득점(567점)을 지켰다. 커리어 한 시즌 최다 득점(종전 568점) 경신도 눈앞에 뒀다.
욕심은 없다. 목표는 오직 팀 우승. 나경복은 "솔직히 국내 선수 득점 1위 같은 기록은 연연하지 않고 있다.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다치지 않고 완주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나경복은 "봄 배구에선 정상에 서고 싶다. 모든 경기를 이겨야 한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코트에 나설 것"이라고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