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은 방식을 통해 부정적인 여론을 지울 수 있도록 하겠다.”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신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결과로 평가를 받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취임 전부터 자신을 둘러싼 부정적인 여론을 결과로써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다.
클린스만 감독은 9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취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감독이라는 자리는 결과로 평가를 받는 곳”이라며 “안 좋은 결과가 계속 나온다면 이 자리에 계속 있기 힘들 것이다. 결과로 평가받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 시절 독일의 월드컵 우승 등을 이끈 세계적인 공격수였지만, 은퇴 후 감독으로서는 최근 이렇다 할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특히 헤르타 베를린(독일) 재임 시절 소셜 미디어(SNS)를 통한 일방적인 사퇴 발표, 감독 시절 전술적인 지시가 없었다는 선수의 폭로, 3년 넘게 단절된 감독 커리어 등을 둘러싸고 선임 발표 당시부터 비판 여론이 일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베를린에서 세 달 정도 있다가 나온 게 마지막으로 감독을 맡은 경력이었다. 이후 시간은 코로나19로 인해 주로 공부하는 데 할애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연구그룹(TSG)으로도 활동했고, BBC나 ESPN에서 해설가로 하는 등 꾸준히 축구에 몸을 담고 있었다”며 최근 단절된 감독 커리어에 대한 비판에 답했다.
2020년 베를린 시절 SNS로 사임을 발표하고 팀을 떠나버렸던 ‘기행’에 대해서는 “실수라고 생각한다. 인생이라는 건 매일이 배움의 과정이다.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드린다”고 다짐했다. ‘전술적인 지시는 없이 체력 훈련만 했다’는 전 독일 대표 필립 람의 자서전 폭로에 대해서는 “예를 들어 공격수는 슈팅 훈련을, 미드필더는 패스 훈련을 더 하고 싶어 한다. 수비수인 람은 전술적인 부분을 더 원한 것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노멀한 코멘트였다”고 웃어넘겼다.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서는 내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우승, 그리고 FIFA 북중미 월드컵 4강을 각각 목표로 내걸었다. 파울루 벤투 전임 감독이 만든 틀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겠다는 게 클린스만 감독의 포부다.
그는 “공격수 출신이기 때문에 항상 공격 축구를, 1-0 승리보다는 4-3 승리를 더 선호한다”면서 “벤투 전 감독은 외부에서 봤을 때 대단한 일들을 이뤄냈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부분이 있는 만큼 선수들과 대화를 나눠보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를 해볼 예정이다. 이전 스타일을 지속성을 가지고 가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벤투) 스타일을 지속하는 것에 거리낌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스포츠는 우승이 중요하다. 10개월 간 단기적인 목표는 아시안컵 우승이다. 이후 목표는 월드컵 통과 후에 잡을 것인데, 한국이 이미 2002년에 4강 신화를 쓴 만큼 중장기적인 목표로 월드컵 4강 이상을 목표로 잡고 싶다”며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이 돼서 영광이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클린스만 감독은 미국 국가대표팀에서 자신을 보좌했던 안드레아스 헤어초크(55·오스트리아) 전 이스라엘 감독이 대표팀에서 수석코치 역할을 맡는다고 직접 밝혔다. 차두리(43) FC서울 유스강화실장은 기술 자문(테크니컬 어드바이저) 역할로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 동행한다.
파올로 스트링가라(61·이탈리아) 전 리보르노 감독, 벤투호 코치였던 마이클 김(50·캐나다·한국명 김영민)은 코치 역할을 맡고, 안드레아스 쾨프케(61·독일) 전 헤르타 베를린 골키퍼 코치, 베르너 로이타드(61·독일) 전 베를린 피지컬 코치도 새롭게 클린스만 사단에 합류한다. 클린스만호의 데뷔전은 오는 24일 울산에서 열리는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이다.
김명석 기자 clear@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