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3개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더 큰 위기에 직면했다.
한국은 지난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일본과의 B조 2차전에서 4-13으로 크게 졌다. 전날 호주전에 7-8로 패한 한국은 2연패로 사실상 8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남은 경기를 다 이기더라도 일본과 호주의 결과를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 자력으로 8강 진출 가능성은 사라졌다. 한국의 이번 대회 목표는 4강 진출이었다.
한국 야구는 WBC를 통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끈 2006년과 2009년 대회에서 각각 준결승과 결승까지 진출했다.
하지만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2013년 대회,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2017년 대회 첫 경기서 네덜란드와 이스라엘에 졌다. 첫 경기 패배는 1라운드 탈락으로 이어졌다. 2015 프리미어 초대 우승을 차지한 한국은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선수 선발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2020 도쿄 올림픽은 메달 획득 실패로 실망감을 안겼다.
한국 야구는 '위기 신호'를 감지했다. 선수들의 몸값은 오르는데 경기력이 점점 떨어졌다. 국제대회 경쟁력도 점점 잃었다. 코로나19 영향 속에 팬들의 발걸음은 멀어졌다.
이강철 감독을 비롯해 선수단 모두 "이번 대회를 발판 삼아 야구 인기를 되찾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9일 호주전 패배로 대회 첫 경기부터 꼬였다. 우리보다 한 수 아래의 전력으로 평가받던 호주에 불의의 일격을 당하면서 충격이 더 컸다.
10일 일본전에서는 3-14로 크게 졌다. 대회 전부터 전력 격차가 나타났다. 더군다나 한국은 첫 날 예상 밖 패배를 기록했고, 오타니 쇼헤이를 앞세운 홈 팀 일본은 중국을 꺾고 분위기가 올라온 상태였다.
그런데 경기 결과를 떠나 내용이 너무 좋지 않았다. 3회 초 양의지의 2점 홈런과 이정후의 1타점 적시타로 3-0으로 앞섰다. 하지만 3회 말 곧바로 역전을 허용했다. 불펜 투수가 올라온 뒤 줄줄이 무너지며 점수 차는 더 벌어졌다. 7회 말 4-13까지 점수 차가 벌어져 콜드 게임 패를 걱정하는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 젊은 투수는 제구력 난조로 볼넷을 남발하기 일쑤였다. 따라갈 힘이나 희망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한국은 적지 않은 실력 격차에도 국제 무대에서 일본을 자주 누르고 자존심을 세웠웠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실력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확실하게 확인했다.
국제대회 성적 부진은 곧 개막하는 KBO리그의 흥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