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 조동현(47) 감독이 팀을 플레이오프(PO) 진출로 이끌었다. PO에서 ‘형제 맞대결’이 성사될지 기대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12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끝난 2022~23시즌 정규리그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DB를 84-66으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28승 19패를 기록한 4위 현대모비스는 잔여 경기와 관계없이 PO 진출을 확정했다. 현대모비스는 2020~21시즌부터 3시즌 연속 6강에 진출했다.
PO 진출에 성공한 조동현 감독은 팀을 향하던 우려를 깨끗하게 지웠다. 현대모비스는 올 시즌 개막하기에 앞서 약체 평가를 받았다. 전력 보강 없이 누수만 컸다. 팀을 18년 넘게 이끌었던 ‘만수’ 유재학 감독이 총감독으로 보직 변경,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조동현 감독이 공백을 잘 메웠다.
조동현 감독에게도 의미가 있는 PO 진출이다. 조 감독은 2015~16시즌 부산 KT에서 처음 지휘봉을 잡았으나, 3시즌 연속 하위권을 맴돌았다. 결국 그는 2017~18시즌 최하위를 기록한 뒤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조동현 감독은 현대모비스에서 절치부심, 올 시즌 PO에 진출하면서 기사회생했다.
조동현 감독은 활동량이 많고 에너지가 넘치는 농구를 구사한다. 1999년생으로 이뤄어진 ‘99즈’가 중심이다. 젊고 혈기가 넘치는 이우석, 서명진, 신민석 등 국내 선수와 론 제이 아바리엔토스(필리핀) 게이지 프림(미국) 등이 모두 1999년생이다. 개인기가 좋고 과감하게 슈팅하는 전천후 가드 아바리엔토스를 앞세워 상대 코트를 휘젓는 패스 플레이가 팀의 강점이다.
현대모비스는 득점과 어시스트 등 개인 타이틀 부문에서 리그 톱3 안에 드는 선수가 없다. 프림이 득점(18.6점)과 리바운드(11개) 4위다. 아바리엔토스는 어시스트(4.5개) 4위다. 대신 팀 짜임새가 좋다. 동료의 필드골 득점을 돕는 수치를 나타낸 어시스트율(AST%)이 60.4%로 리그 1위다.
PO 진출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조동현 감독은 이제 ‘큰물’에서 증명해야 한다. 공교롭게도 상대는 ‘형님’ 조상현 창원 LG 감독이 될 수 있다. 둘은 쌍둥이 형제다. 조동현 감독이 5분 늦게 태어난 동생이다. 올 시즌 나란히 지휘봉을 잡았다. 프로농구 최초로 형제 감독 맞대결이 이뤄지기도 했다. 정규리그 2위 LG는 현대모비스에 앞서 지난 4일 PO 진출을 확정했다.
프로농구 PO는 리그 6위까지 진출한다. 1, 2위는 4강에 직행한다. 현재 순위대로라면 4위 현대모비스는 5위와 6강 PO를 치른 뒤 4강 PO에서 1위와 격돌한다. 4강을 통과하면 챔피언 결정전 진출이다. 2위는 4강에 먼저 올라가서 3-6위의 6강 PO 승자와 만난다. 만일 현재 순위가 끝까지 유지되면 조동현 감독과 조상현 감독이 PO에서 맞붙을 수 있는 무대는 챔피언 결정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