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둔 WBC야구대표팀이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강철 감독이 인천공항 2터미널 입국장에 도착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당초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4강 진출을 목표로 삼았던 한국 야구대표팀은 2승 2패로 B조 3위에 그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인천공항=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에 그친 한국 야구대표팀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대표팀은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B조에 속해 2승 2패에 그쳤다.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2라운드 진출을 노렸으나 첫 상대 호주에 일격을 당했고, 숙적 일본을 상대로는 대패했다. 마지막까지 경우의 수를 기대했으나 실력 이상의 행운은 한국 대표팀에 찾아오지 않았다. 8강 탈락이 확정된 후 13일 중국을 상대로 WBC 역대 최다 득점(22점)을 기록하고 콜드게임 승리를 따냈으나 물은 이미 엎질러진 후였다.
이강철 감독은 13일 대회 일정을 마무리한 후 “한국에 계신 국민들과 야구팬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선수들은 정말 준비 잘했고 최선을 다했다. 제가 부족해서 결과가 이렇게 나온 것 같은데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강철호의 이날 예상 도착 시간은 오후 4시 50분. 수많은 취재진이 대표팀의 입국을 기다렸으나 공기에서 기대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표팀은 오후 5시 25분에야 입국 수속을 거쳐 귀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선수들은 별도 인터뷰 없이 사방으로 나뉘어 공항을 빠져나갔고, 이강철 감독만이 취재진과 약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강철 감독은 “죄송하다.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게 없다”며 “그냥 아무 생각이 안 든다”고 첫 마디를 꺼냈다. 이 감독은 “어제저녁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과 미팅했다. 같이 있는 동안 선수들이 정말 잘 준비해줬다. 역대급으로 많은 훈련도 소화했다. 선수들이 몸을 빨리 만들기 위해 한 여러 가지 노력이 결과는 좋지 않게 나왔다. 그래도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 (비판은) 자제해주시면 감사하겠다. 비난은 나한테만 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은 이제 또 야구해야 한다. 올해는 가을에 아시안게임도 해야 한다. 선수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해주시면 감사하겠다. 내가 부족해서 나온 결과”라고 덧붙였다.
이강철 감독은 “(다음 대회 대표팀 감독직까지는) 지금 생각할 겨를이 없다. 우리 선수들은 잘해줬는데 자기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했다. 소형준이나 이의리 등 젊은 선수들이 자기 공을 제대로 던졌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나왔을 거다. 아쉽지만, 경험을 쌓았으니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가 있다. 뛰어난 기량을 가지고 있고, 다 발휘하지 못하면 그것도 실력이다. 그래도 발휘하려면 경험을 쌓아야 한다. 팬분들께서 기다려주신다면 선수들이 잘 성장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