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거포 유망주가 나란히 홈런을 쏘아 올렸다. 하지만 의미는 그 이상이었다. 이성규는 최근 잦은 부상으로 삼성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선수고, 김태훈은 자유계약선수(FA) 김상수의 보상선수로 올 시즌 삼성 유니폼을 입은 선수. 두 선수의 홈런은 단순한 홈런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2016년 삼성에 입단한 이성규는 매 시즌 꾸준히 거포 유망주로 손꼽히고 있으나, 잦은 부상에 실력을 만개하지 못했다. 2021년엔 연습경기서 맹타를 휘두르며 기대를 한몸에 받았으나 수비 훈련 도중 발목 인대 파열 부상으로 시즌을 날렸고, 지난해엔 심각한 부진으로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했다. 어느덧 나이는 30대. 이성규는 삼성의 아픈 손가락이 됐다.
이성규는 올 시즌도 2군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성규는 2군 캠프에서의 성실한 모습으로 곧 1군 캠프에 콜업됐고, 연습경기에서 홈런 포함 맹타를 휘두르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쾌조의 타격감을 시범경기까지 이어가면서 부활의 날갯짓을 켰다. 이날 이성규는 대타로 쐐기 3점포를 쏘아 올리면서 새 시즌 활약을 기대케 했다.
김태훈의 홈런도 의미가 깊다. 2015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더로 KT에 입단한 김태훈은 올해 KT로 떠난 김상수의 보상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후 주로 퓨처스리그에서만 뛰었던 그는 지난 2020시즌 퓨처스 남부리그 타격왕을 차지했고, 2021시즌에도 0.370의 고타율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1군에선 75경기 타율 0.203(143타수 29안타) 2홈런 8타점을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어느덧 프로 9년차. 새 팀에서의 분위기는 좋다. 김태훈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박진만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고, 시범경기에서도 꾸준히 출전 기회를 받으며 감독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그리고 이날 홈런까지 쏘아 올리면서 거포 유망주로서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새 시즌 김태훈의 활약도 기대해 볼만한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