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35·흥국생명)이 V리그에서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다시 들어 올리는데 15년이 걸렸다.
흥국생명은 15일 경기도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15, 25-13, 25-16)으로 이겼다.
흥국생명은 승점 79를 기록, 잔여 경기와 관계 없이 2위 현대건설(승점 70)의 추격을 따돌리고 정규시즌 최종 1위를 확정했다. 흥국생명은 2018~19시즌 이후 4년 만이자 여자부 최다 6번째 정규시즌 우승이다.
김연경은 2007~08시즌 이후 15년 만에 최종 1위의 기쁨을 누렸다. 그는 경기 뒤 "어렵고 힘든 순간이 굉장히 많았다. 선수들이 잘 뭉쳐 이겨내 우승했다. 그래서 고맙고 기분 좋다"라고 말했다.
일본과 터키, 중국리그에 활약한 김연경은 2020~21시즌 11년 만에 V리그에 복귀했다. '흥벤져스'로 불리며 역대 최고 전력을 자랑했지만,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가 '학폭 논란'으로 떠나면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김연경은 2021~22시즌 중국 상하이에서 한 시즌을 더 뛰고, 2022~23시즌 최고 대우를 받고 다시 흥국생명에 돌아왔다.
이번 시즌 우승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선두 현대건설을 맹렬히 쫓던 1월 초, 권순찬 감독이 경질됐다. 선수들은 구단의 갑작스런 결정에 굉장히 충격을 받고 흔들렸다. 감독 선임이 취소되고, 한동안 감독 대행 체제로 운영됐다. 2월 말 아본 단자 감독이 사령탑으로 들어왔다.
그는 "해외에서 오랫동안 뛰어 국내에서 우승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2년 전 준우승에 그쳐 안타까웠는데 이번 시즌 우승할 수 있어 좋다. 15년 만의 우승이라고 다른 특별한 느낌은 없다. 올 시즌 힘든 일이 많았는데 그걸 이겨내 기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김)해란 언니가 고생을 많이 했다. 서로 의지가 잘됐다. 나 또한 힘든 순간이 있었는데 언니가 참고 하는 모습을 보고 나 또한 힘내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김연경은 시즌 막판 은퇴 고민을 드러냈다. 아직 최종 결정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어쩌면 2022~23시즌이 김연경이 선수로 뛰는 마지막 시즌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챔프전 '피날레'가 더욱 중요하다. 김연경은 "우리가 유리한 건 맞다. 잘 준비해서 챔프전까지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