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라우트 컴퍼니가 개발한 LG전자 식물생활가전 '틔운'. LG전자 제공 LG전자의 도전 DNA가 미래를 바꿀 혁신 아이템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가능성 있는 사업을 테두리 안에 두지 않고 사내독립기업(CIC)으로 키워 마음껏 날개를 펼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단순히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고 전국 단위 사업 확장과 글로벌 무대 데뷔 등 성과를 이뤄 눈길을 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플랫폼사업센터 산하 '팩토리10'을 중심으로 CIC 육성·사업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팩토리10은 LG전자의 10년 뒤 먹거리가 될 시장과 고객을 개척하겠다는 목표로 2021년 신설한 조직이다. 엑스플라이어 컴퍼니·슬립웨이브 컴퍼니·커런트닷·스프라우트 컴퍼니 등 소속 CIC들이 사업을 실행하고 있다.
CIC는 사내 아이디어 중 사업화를 결정한 아이템을 대상으로 독립법인에 준하는 수준의 예산권·평가권·인사권 등을 부여한 회사 안의 회사다.
LG전자는 사업 외 마케팅·육성·재무 활동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투자사와의 소통 채널까지 뒷받침하며, 일부 CIC는 기존 마곡 사무실이 아닌 스타트업 같은 분위기의 강남 공유오피스에서 근무하고 있다.
팩토리10 소속 5~6개에 사업본부 아이템을 포함하면 LG전자의 CIC는 총 10개 내외다. 사내벤처 공모전 등으로 모은 아이디어를 다각적으로 검토해 사업성을 검증하면 CIC로 발전하는 구조다.
LG전자 CIC들은 분야와 영토를 가리지 않고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1호 CIC 스프라우트 컴퍼니는 2년 전 업계 첫 식물생활가전 '틔운'을 선보인 주인공이다. LG전자라는 글로벌 톱 가전회사의 차세대 전략 제품이 CIC의 손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틔운은 반려식물 시대를 열었다. 싹을 틔우는 발아부터 떡잎을 맺고 식물이 성장하는 모든 과정을 즐길 수 있다. 앱의 안내에 따라 물과 영양제만 제때 주면 된다.
슬립웨이브 컴퍼니의 수면케어 솔루션 '브리즈'. LG전자 제공 슬립웨이브 컴퍼니는 회사 이름처럼 수면케어 솔루션 '브리즈'를 개발했으며, 올해 초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 기술력을 뽐냈다.
브리즈는 세계 최초로 뇌파를 측정해 최적의 수면 환경을 제공하는 제품이다. 착용자의 행동 패턴으로 수면 습관을 살펴보는 기존 유사 목적 제품과 차별화했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긴장해 잠을 설쳤던 개발자의 경험에 착안해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을 어떻게 편안하게 해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엑스플라이어의 공유광고 솔루션 '머스타드'를 활용한 광고. LG전자 제공 엑스플라이어 컴퍼니는 LG전자의 첫 스핀오프(분사)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사는 소상공인에게 광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앱 '머스타드'를 운영 중이다.
머스타드는 소상공인이 앱으로 빠르게 광고를 제작하고, 지하철 역사 및 인접 매장에 광고할 수 있도록 돕는 국내 최초 원스톱 공유광고 서비스 플랫폼이다.
2021년 하반기 서비스를 시작해 약 1년 만에 가입자가 83만명을 넘어섰다. 소상공인의 광고 비용 부담을 경감할 뿐 아니라 인접 매장 광고로 지역 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모델이다.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스핀오프를 준비하고 있다.
커런트닷의 퍼스널 모빌리티 주차장 '플러스팟'. LG전자 제공 커런트닷이 출시한 퍼스널 모빌리티 주차장 '플러스팟'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플러스팟은 퍼스널 모빌리티 주차에 포인트로 인센티브를 제공해 질서 있는 주차문화를 정착하고 지역상권 활성화를 도모하는 앱 기반 솔루션이다.
지난해 10월 앱을 출시해 경기도 수원시에서 20개소 스테이션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약 3개월 만에 100여 개소로 확장했다.
지난달 울산시와 맺은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올 상반기 중 서비스 지역을 확장할 방침이다.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이 활성화한 유럽·미국을 비롯해 중남미·중동아시아 등 신규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주요 CIC 외에도 진행 중이거나 검토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10여 개 수준"이라며 "이들을 성공적으로 육성해 사업 전반에 LG전자의 도전 DNA를 각인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