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구대표팀이 9회 말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스)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에 올랐다. 미국과 일본의 '꿈의 대결'이 성사됐다.
일본은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2023 WBC 4강전에서 6-5,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대회 통산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일본은 14년 만에 결승 무대에 올랐다.
일본은 시속 160㎞가 넘는 광속구를 던지는 선발 투수 사사키 로키(지바 롯데)가 4회 초 2사 후 루이스 유리아스(밀워키 브루어스)에게 3점 홈런을 맞고 끌려갔다. 4회 말 2사 1·3루, 5·6회 연속 2사 만루 찬스를 놓친 일본은 7회 말 2사 1·2루에서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의 동점 3점 홈런으로 환호했다.
일본은 8회 초 2점을 뺏겼으나, 8회 말 희생플라이로 4-5까지 추격했다. 패색이 짙던 9회 말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선두타자 2루타를 치고 나갔다. 후속 4번타자 요시다는 볼넷. 직전 타석까지 대회 타율 0.182로 부진했던 무네타카가 히오바니 가예고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게 끝내기 2타점 2루타를 뽑고 환호했다. 지난해 일본인 한 시즌 최다 56홈런 신기록을 작성한 무네타카는 이번 대회 긴 부진의 터널에서 벗어나 드디어 한방을 터뜨렸다.
오타니는 이날 4타수 2안타 2득점, 무네타카는 4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요시다는 이날 3점 홈런으로, WBC 단일 대회 개인 최다 13타점 신기록을 작성했다.
일본은 22일 오전 8시 같은 장소에서 '디펜딩 챔피언' 미국과 결승전을 벌인다. 두 팀이 결승에서 맞붙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WBC 조직위가 원하던 시나리오였다. 당초 미국이 C조 1위, 일본이 B조 1위로 8강에 오를 것을 예상해 두 팀이 결승에서 만나도록 대진을 짰는데, 미국이 C조 2위에 그쳐 4강에서 미국-일본전이 성사될 확률이 높아지자 대회 기간 대진을 바꾸기도 했다.
어찌 됐든 대회 흥행을 위한 최고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오타니는 여전히 "결승에서는 불펜 투수로 등판하고 싶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LA 에인절스에서 한솥밥을 먹는 미국과 일본의 최고 스타 마이크 트라웃과 오타니의 투타 맞대결이 이뤄질지 관심을 끈다. 미국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 몸값 4억 2650만 달러(5585억)을 자랑하는 트라웃은 미국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