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울지마 톤즈’ 그 후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부활’의 구수환 감독은 21일 자신의 SNS를 통해 톤즈 한센인 마을의 이태석 초등학교가 정식 수업을 시작했음을 알렸다.
톤즈 한센인 마을은 고(故) 이태석 신부가 생전에 깊은 애정을 쏟았던 곳이다. 지난해 12월 이태석 재단은 남수단 정부의 지원이 끊겨 문을 닫은 한센인마을의 라이촉 초등학교를 인수했다.
다만 학교 운영은 불투명 했다. 책상 의자 칠판 같은 기본 시설은 전무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던 교사들 역시 초등학교 출신의 마을 주민이었기 때문이다.
재단 이사장인 구수환 감독은 학교를 새로 설립한다는 각오로 학습기자재를 구입하고 급히 교사 모집 공고를 냈다. 학교가 톤즈에서 차로 40분을 가야하는 외진 곳에 있고 대중교통도 없어 지원자가 있을 까 걱정했는데 놀랍게도 50명이나 몰렸다. 흥미로운 사실은 모두 고졸 이상의 학력으로 대부분 고 이태석 신부가 세운 고등학교 출신이었다는 것.
구수환 감독은 이에 대해 “고 이태석 신부가 마을을 떠 난지 15년이 됐지만 그분의 영향력이 지금도 여전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사 지원자 면접은 재단의 톤즈 지부를 맡고 있는 이 신부 제자가 맡았다. 고 이태석 신부가 그랬던 것처럼 제자들이 학교를 이끌어 가도록 하기 위해서다.
구 감독의 의도가 적중했다. 교사 면접을 진행한 제자 2명이 아이들을 위해 봉사를 하겠다며 교사를 자원한 것이다. 두 사람은 수도 주바에서 국립대학을 졸업한 인재들이다.
덕분에 교장을 포함해 교사 10명, 교직원 2명(조리 담당), 경비 1명을 갖춘 학교로 출발할 수 있게 됐다.
학교가 문을 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센인들이 모여사는 라이촉 마을은 물론 주변에서도 학생들이 몰려들어 130명이었던 학생 수가 230명으로 늘었고 유치원은 70명이나 됐다는 전언.
교실 한 동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부득이 추가 지원자는 돌려보냈는데, 이 소식을 들은 마을 대표와 학부모들은 다른 학교로 가지 않겠다며 자신들이 수업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테니 아이들을 받아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구수환 감독은 고 이태석 신부에 대한 깊은 신뢰가 재단에서 운영하는 학교를 고집하게 된 이유라고 분석, 주민들의 마음에 상처가 남지 않도록 요청을 수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