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농구 안양 KGC가 2016~17시즌 이후 6시즌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특히 올 시즌 KGC는 역대 프로농구 세 번째 정규리그 ‘와이어 투 와이어(개막일부터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우승하는 걸 의미)’ 우승을 달성했다. 시즌 중간중간 위기를 겪었으나, KGC 선수들은 1위 팀이라는 자부심을 가진 채 52경기 만에 대업을 완성했다.
KGC는 26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23시즌 정규리그 창원 LG와 서울 SK의 경기에서 LG가 69-74로 패하면서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지난 24일 울산 현대모비스에 89-94로 패배해 발목이 잡혀 매직넘버를 지우지 못했던 KGC는 추격자인 2위 LG(35승 18패)의 패배로 격차를 1.5경기로 벌려 남은 경기 결과(2경기)와 관계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KGC가 정규리그에서 1위를 차지한 건 2016~17시즌 이후 6시즌 만이다. 역대 2번째 우승이다. 특히 이번 시즌은 개막일부터 단 한 번도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으면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프로농구연맹(KBL)에 따르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은 2011~12시즌 원주 동부(현 원주 DB) 2018~19시즌 현대모비스에 이은 3번째 대기록이다.
최근 2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던 KGC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사령탑이 바뀌었다. 2020~21시즌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던 김승기 감독이 신생팀 고양 캐롯으로 떠나면서 김상식 전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여기에 리그를 대표하는 슈터인 전성현도 김승기 감독을 따라 캐롯으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했다.
KGC는 김상식 감독 체제에서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며 리그 선두 자리를 줄곧 지켰다. 오세근, 문성곤, 양희종, 변준형, 박지훈 등 선수층이 두꺼웠다. 더구나 이들은 최근 플레이오프(PO) 무대를 겪었다. 빅 매치마다 명장면을 연출했다. 여기에 오마리 스펠맨, 렌즈 아반도, 대릴 먼로 등 외국인 선수도 KGC의 리그 우승에 빠져서는 안 될 만큼 제 몫을 다했다.
KGC에 위기도 있었다. 이달 초 일본에서 열린 동아시아슈퍼리그(EASL)에 참가한 KGC는 SK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초대 챔피언에 등극, 한국 농구의 자존심을 지켰다. 그러나 이 대회 참가 여파로 체력 소모가 컸다. 국내 복귀 후 3연패에 빠졌다. LG에 1경기 차까지 쫓기는 상황까지 만들어졌다.
KGC는 18일 수원 KT를 꺾고 3연패에서 탈출하면서 반등했다. 여기에 LG가 19일 DB에 발목이 잡히면서 KGC의 우승 가능성이 커졌다. KGC는 20일 전주 KCC를 98-74로 대파하며 마침내 정규리그 우승 매직넘버를 1로 줄였다. 24일 현대모비스전 석패로 우승이 잠시 미뤄졌지만 이날 LG가 SK에 패하면서 우승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26일 DB와 경기 직전에 취재진과 만난 김상식 KGC 감독은 “LG와 SK의 경기를 스코어만 잠깐 봤다. 선수들도 궁금한지 전부 (LG와 SK의 경기를) 쳐다보더라. 선수들에게 ‘우리가 잘해야지’라고 했다. 사실 나도 궁금하긴 한데, 안 보려고 했다”면서도 “선수들에게 ‘우리는 시즌 내내 1위 팀이다. 자부심 갖고 경기를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정규리그 정상에 오른 KGC는 통산 4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도전한다. KGC는 2011~12시즌과 2016~17시즌, 2020~21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바 있다. KGC는 4강 PO에 직행해 6강 PO 3위와 6위 승자와 맞붙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