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고 출신의 강현우는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T의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같은 해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소형준과 유신고에서 배터리를 이뤘다. 2019년에는 아마추어 야구 최고의 포수에게 주어지는 '이만수 포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듬해인 2021년 현역으로 군 입대했다. 2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만난 그는 "포병부대에서 근무했다. 포수였다"고 소개했다. 박격포 사격을 담당하는 장갑차는 단차장과 포수, 부포수 등 3인 1조로 구성돼 있다. 단차장이 사격 제원에 따라 포의 방향틀과 위치를 잡으면, 포수와 부포수가 탄약을 장전·발사한다.
군 복무 당시 보직이 그라운드에서의 '포수' 역할과 연관성은 없지만, 전역 후 한층 성장한 것은 틀림없다. 표본은 적지만 5할대의 고타율에 높은 도루 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강현우는 지난 2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시범경기에서 상대의 도루 시도를 5차례 모두 저지했다. 특히 23일 경기에선 7회 대수비로 나와 도루왕을 4차례나 지낸 박해민을 7회와 9회 두 번 막아냈다. LG의 대주자 전문요원 신민재(8회)도 강현우의 정확한 2루 송구에 태그 아웃됐다.
다음날 경기에서 강현우는 지난해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 오지환의 도루를 저지했다. 8번타자·포수로 선발 출전한 26일 SSG 랜더스전에선 벤자민을 포함해 5명의 투수와 호흡을 맞춰 9회까지 단 1점만 허용, 4-1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더블 스틸을 포함해 총 세 차례 도루를 허용했는데, 모두 투수가 변화구를 구사할 때 SSG 주자들이 베이스를 훔쳤다. 최정과 에레디아의 더블 스틸 때는 벤자민의 투구가 원바운드로 이뤄지기도 했다. 포수의 송구가 아무리 빠르고 정확해도 투수가 티이밍을 뺏기면 도루 시도를 막기 어렵다. 시범경기 도루 저지율은 0.625로 높다. 강현우는 "LG 박해민 선배를 9회 잡았을 때는 도루 시도 타이밍을 예상하고 준비했다. 좋은 결과를 얻어 기뻤다"고 말했다. 이어 "강한 어깨를 지녔다기 보다 팝 타임(pop time·포수가 공을 미트에서 빼서 송구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좋다. 내 강점이다. 공을 던지는 스텝 연습도 많이 했다"라고 소개했다.
강현우는 시범경기에서 타격감도 좋다. 26일 0-0으로 맞선 2회 2사 1루에서 에이스 김광현으로부터 중전 안타를 뽑아 득점 찬스를 연결했다. 2-1로 역전한 4회 1사 2루에선 김광현을 강판시키는 1타점 우전 안타를 뽑았다. 김광현은 이날 3과 3분의 1이닝 동안 4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는데, 안타의 절반을 강현우에게 얻어맞았다.
2020년 타율 0.200(30타수 6안타)를 기록한 뒤 1군을 떠난 강현우의 이번 시범경기 타격 성적은 12타수 6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그는 "올해로 야구를 시작한 지 10년째다. 가장 열심히 운동한 것 같다. 군 복무 기간 야구를 거의 할 수 없어서 더 잘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입단 때부터 힘도 붙어 타격에서 좋은 결과로 나오는 것 같다. 프레이밍이나 블로킹도 더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강철 KT 감독도 "강현우를 개막 엔트리에 포함시키려고 한다"고 했다. KT는 주전 장성우-백업 김준태 체제로 안방을 꾸릴 계획이라 개막 2연전 후엔 엔트리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지만, 그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현우는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장성우, 김준태 선배에게 많이 배운다"며 "선배들처럼 투수에게 편안함을 주는 포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