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41·SSG 랜더스)의 방망이가 시범경기부터 매섭게 돌아간다. 역대 가장 뜨거운 3월을 보내는 중이다.
추신수는 지난 2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시범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이로써 최근 7경기 연속 안타 행진 속에 시범경기 0.417의 고타율을 이어가고 있다. 선발 출전한 9경기 중 한 경기(3월 1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만 무안타로 침묵했다.
시범경기에서 추신수는 2루타 2개, 홈런 1개를 날리는 등 장타율도 0.625로 높다. 또한 총 30타석에서 볼넷 6개를 얻어, 전매특허인 '눈 야구'의 강점도 선보이고 있다. 출루율도 5할을 넘긴다.
지난 2년간 페이스와 비교하면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추신수는 KBO리그에 첫발을 내디딘 2021년 시범경기에서 타율 0.278을, 지난해엔 0.167로 부진했다. 정규시즌 타율은 각각 0.265, 0.259였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추신수가 기록한 시범경기(2006~20년) 통산 타율은 0.263이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가디언스) 소속이었던 2010년 기록한 0.393가 시범경기 최고 타율이었다. 2014년 이후로 한정하면 시범경기 타율 0.304(2018년)가 가장 높다. 이 기간 1할대 3차례, 2할대 초반 타율을 두 차례씩 기록했다.
말 그대로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 없는 '시범' 경기 성적이다.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젊은 선수의 경우 오버 페이스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추신수는 다르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다. 144경기 장기 레이스에 대비, 자신의 계획 속에 컨디션을 조절하고 맞출 줄 안다. 올해 시범경기의 호성적은 쾌조의 컨디션과 건강한 몸 상태에 대한 청신호를 나타낸다.
추신수는 2021년 2월 말 SSG와 계약, 한국행을 결정했다. 뒤늦게 계약서에 사인한 데다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인한 2주간의 자가격리까지 거쳤다. 완벽한 몸 상태로 정규시즌을 맞기 어려웠다. 지난해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프시즌 왼쪽 팔꿈치 수술을 받아 팀 동료보다 3주 늦은 2월 말 제주 서귀포 캠프에 합류했다.
추신수는 올해 KBO리그 입성 후 처음으로 스프링캠프 공식 시작일인 2월 1일부터 팀 동료들과 함께 훈련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캠프 참가 때부터 몸 상태가 확실히 좋더라"고 떠올렸다. 이어 "캠프 첫날 방망이를 치는 데 와~ 좋아 보이더라. 지난 2년과 다르게 준비 과정이 좋으니 몸 상태 역시 좋을 수밖에 없다"고 기대했다.
꾸준히 노력하는 데다 리그 적응까지 마쳤다. 김원형 감독은 "마흔 살을 훌쩍 넘긴 리그 최고령 선수이지만 꾸준하게 몸 관리를 한다"며 "지난 2년간 뛰면서 KBO리그에 어느 정도 적응했다고 본다. 타격 메커니즘에도 많이 신경 쓴다"고 덧붙였다.
건강한 추신수는 타격뿐만 아니라 수비에도 의욕을 갖고 있다. 그가 불혹의 나이에도 2021년 11월, 팔꿈치 수술을 결정한 이유다. 김원형 감독은 "추신수와 한유섬이 번갈아 외야수로 나갈 예정이다. 추신수를 주 2회 정도 외야 수비를 맡길 계획"이라면서 "신수가 수비를 맡으면 지명타자 운영이 편해진다"고 반겼다. 추신수가 KBO리그에서 세 번째 시즌을 산뜻하게 맞을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