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어트랙트 제공
K팝의 역사가 새롭게 쓰여졌다. 신인 걸그룹 피프티 피프티가 데뷔 4개월 만에 미국 빌보드 차트 메인 싱글차트인 ‘핫100’에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스타로 떠올랐다. 방탄소년단의 지민도 솔로 앨범으로 ‘핫100’에 진입하면서 나날이 K팝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K팝이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과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 수시로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그 대상은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NCT, 스트레이키즈, 트와이스 등 특정 몇몇 스타들로만 한정돼 있던 게 사실이다. 피프티 피프티와 지민의 핫100 차트인은 K팝이 글로벌 대중음악 시장의 주류로 편입했다는 것을 입증하면서 K팝의 장르적 다양성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지고 있음을 대변한다.
28일 빌보드는 공식 트위터에 “피프티 피프티의 첫 싱글 타이틀곡 ‘큐피드’가 이번 주 핫100 차트(4월 1일자) 100위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피프티 피프티는 지난해 11월 가요계에 출격한 신예로 국내 팬들에게도 아직 생소하다.
하지만 피프티 피프티는 미국에서 먼저 주목도를 높였다. 데뷔 2개월만인 올해 1월 미국 그래미는 피프티 피프티를 뉴진스, 엔믹스, 르세라핌, 케플러 등과 함께 주목할 신인 10팀에 선정했다.
피프피 피프티가 빌보드에 처음 입성한 건 지난 7일이다. 지난달 24일 발매한 첫번째 싱글 ‘더 비기닝: 큐피드’의 타이틀곡 ‘큐피드’로 무려 세 개의 빌보드 차트에 진입했다. ‘빌보드 글로벌 200’ 106위, ‘빌보드 버블링 언더 핫 100’ 12위, ‘빌보드 이머징 아티스트’ 20위다.
사진=어트랙트 제공
피프티 피프티는 콘텐츠 전문 크리에이티브 그룹 어트랙트가 제작한 4인조 그룹이다. 어트랙트는 중소기획사로 분류된다. 피프티 피프티의 성과는 대형기획사의 대대적 홍보나 프로모션 없이 오로지 실력으로 이뤄낸 것이기에 더욱 뜻깊다.
피프티 피프티가 이렇게 해외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충실한 기본기에 있다. 음악과 퍼포먼스로 미국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걸그룹 고유의 소녀 감성을 표현해낸 피프티 피프티의 ‘큐피드’, ‘하이어’ 등의 노래는 시티팝 장르와 레트로를 가미하며 아이돌 그룹의 새로운 영역을 창조해냈다. 가사 또한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행복을 안겨주는 노랫말로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안겨줬다.
4명의 멤버 모두 탄탄한 실력의 소유자로, 피프티 피프티의 뮤직비디오와 무대 영상에는 그들의 가창력과 음색을 칭찬하는 댓글이 줄을 이루고 있다. 28일 오전 11시 기준 피프피 피프티의 ‘큐피드’ 공식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가 1000만회를 목전에 두고 있으며, 대부분 비한국어권 팬들이 댓글을 남겼다. 소속사 관계자는 동영상 플랫폼에서 피프티 피프티의 퍼포먼스를 따라하는 챌린지가 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임진모 대중음악 평론가는 “피프티 피프티는 노래에 승부를 거는 팀이다. 그 곡에 미국적 감성이 담겨있다”며 “‘핫100’ 진입이라는 결과는 미국이 먼저 피프티 피프티를 인정했다는 것을 뜻한다. 이들의 행선지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무대가 될 것”이라고 보았다.
사진=빅히트 뮤직 제공
같은 날 빌보드는 “지민의 첫 솔로 앨범 선공개 곡 ‘셋 미 프리 파트2’가 이번 주 ‘핫100’ 차트(4월1일)에 30위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민은 지난 2월 빅뱅 태양과 협업한 ‘바이브’로 ‘핫100’에서 76위를 차지한 데 이어 올해만 2번째 ‘핫100’에 올랐다.
‘셋 미 프리 파트2’는 지난 24일 발매된 지민의 첫 솔로 앨범 ‘페이스’ 선공개 곡이다. 아픔과 슬픔, 공허함 등 내면의 다양한 감정을 떨치고 자유롭게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담긴 힙합 장르의 곡이다.
이번 차트 진입은 지민이 데뷔 10년 만에 발매한 첫 솔로 앨범으로 이룬 성과라 주목된다. 방탄소년단 완전체뿐만 아니라 멤버 개인의 영향력까지 확인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피프티 피프티와 지민의 핫100 차트인은 K팝 가수가 음원을 내면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만큼 영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기본적으로 아티스트의 음악이 가진 퀄리티로 인한 성과다. 좋은 음악을 낸다면 언제든 해외 차트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K팝 가수들은 자부심을 갖고 음악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