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바운드' 제작보고회에서 포토타임 갖고 있는 배우 안재홍. (사진=서병수 기자 qudtn@edaily.co.kr)
장항준 감독이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나와 자신이 만들 신작 ‘리바운드’에 대해 말했을 때 안재홍은 알았다. 강양현 코치(현 3x3 남자농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바로 자신의 역이 될 것이라는 걸. 이 같은 예상은 적중했다. 방송을 본 며칠 뒤 그는 장항준 감독으로부터 캐스팅 연락을 받았다.
영화 ‘리바운드’는 최약체로 꼽혔던 부산중앙고 농구부가 이뤄낸 기적 같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강양현 코치 역시 실존 인물.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위해 감량을 감행했던 게 불과 얼마 전. ‘리바운드’에 캐스팅된 안재홍은 강양현 코치와 비슷한 체격을 만들기 위해 곧바로 체중 증량에 나섰다.
안재홍은 개봉에 앞서 진행된 ‘리바운드’ 제작 보고회에서 “강양현 코치님과 최대한 비슷한 몸을 만들어야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겠다 싶었다”며 “일주일 정도 되는 기간 동안 체중 10kg 정도를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노력은 금방 빛을 발했다. “10kg까지만 찌우고 멈추는 게 힘들었다”고 너스레를 떨 정도로 안재홍의 체중 증량은 순조롭게 이뤄졌고, 강양현 코치와 놀라운 싱크로율을 보이게 됐다. 촬영 현장에 ‘리바운드’ 실화 속 실제 선수의 어머니가 방문한 일이 있었는데, 이때 강양현 코치처럼 옷을 입고 있는 안재홍을 보곤 “강양현 선생 아니신가”라고 다가오기도 했을 정도. 영화 '리바운드' 스틸 속 안재홍. (사진=넥슨코리아 제공) 안재홍의 노력은 외적인 부분에만 그치지 않았다. 부산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를 부산에서 보낸 그이지만, 사투리 대사를 가볍게 접근하지 않았다. 자신이 쓰던 익숙한 사투리가 아닌 강양현 코치의 말투를 제대로 습득하고자 한 것.
장항준 감독은 영화 시사가 끝난 후 기자들에게 “안재홍이 영화에서 부산 사투리를 구사하는 걸 어색하다고 느끼는 분들이 계실 수 있는데 실제 안재홍은 부산중앙고 옆 학교 출신”이라면서 “극에서 대사를 할 때 실제 강양현 코치와 비슷한 말투를 쓰기 위해 노력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귀띔했다.
‘멜로가 체질’ 이전에도 안재홍은 ‘족구왕’(2014), ‘쎄시봉’(2015), ‘도리화가’(2015), ‘해치지않아’(2020), ‘사냥의 시간’(2020) 등 다채로운 장르의 영화에 출연, 매 작품마다 분위기에 걸맞은 연기 변신을 이뤄내며 주목 받았다.
이번 작품에서 안재홍은 최고참 선배로서 후배들을 이끌며 영화를 리드했다. 10여년 전 ‘족구왕’ 때 생각이 났다는 안재홍은 “20대에 겪었던 마음을 누구보다 공감해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가졌다. 후배 친구들의 기분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 지점마저 학생들을 이끌고 대회를 치르러가는 젊은 강양현 코치의 생생한 떨림과 오버랩된다.
안재홍이 실존인물과 놀라운 싱크로율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리바운드’는 다음 달 5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