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OVO 한국전력이 창단 첫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실패했지만, V리그 출범 후 가장 짜릿한 봄배구를 경험했다.
한국전력은 지난 28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PO·3전 2승제) 3차전에서 현대캐피탈에 세트 스코어 1-3(19-25, 19-25, 25-23, 25-21)으로 졌다. 시리즈 전적 1승 2패를 기록, 포스트시즌(PS)을 마감했다.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봄배구에 진출, 역대급 PO 명승부를 펼쳤다.
권영민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한국전력은 시즌 초반 큰 위기를 맞았다. 2라운드 막판부터 4라운드 초반까지 9연패 충격에 빠졌다. 전열을 재정비하고 분위기를 수습한 한국전력은 4라운드 1위(4승 2패)로 반전했다. 5라운드 2위, 6라운드 3위를 기록한 한국전력은 3위 우리카드가 최종전에서 져 남은 한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PS 진출을 확정했다. V리그는 3·4위 승점이 3점 차 이내일 경우 단판 준PO를 실시한다.
한국전력은 지난 22일 우리카드와 준PO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이겼다. 2년 연속 준PO에서 만난 우리카드를 꺾고 웃었다.
지난 24일 열린 2위 현대캐피탈과 PO 1차전에선 세트 스코어 2-3으로 석패했다. 역대 PO 최장 시간(2시간 38분, 종전 2013~14 현대캐피탈-대한항공 2시간 26분) 기록 속에 매 세트 2점 차 승부가 펼쳐질 만큼 접전이었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한국전력은 40시간 뒤 홈에서 열린 2차전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번에도 풀 세트 접전이 펼쳐졌는데, 5세트 18-16으로 따냈다. 한국전력이 팀 창단 후 플레이오프에서 7경기 만에 거둔 첫 승리였다. 하지만 28일 3차전서 체력 열세 탓에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전력은 준PO 1차전부터 PO 3차전까지 일주일 동안 4경기, 18세트 강행군 일정을 펼쳤다. 타이스 덜 호스트는 고질적인 무릎 통증에도 투혼을 선보이며 매 경기 최선을 다했다. 신영석과 서재덕 등 베테랑도 체력적인 부담이 컸을 수밖에 없다. 이번 봄배구를 통해 에이스로 성장한 프로 3년 차 임성진은 "나는 체력적으로 괜찮다. 하지만 형들은 힘들 것이다. 젊은 피인 내가 한 발 더 뛰어, 형들을 도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PS행 '막차'를 탔지만, 2년 연속 '업셋'에 성공했다. 2위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체력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3차전까지 매 세트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마지막까지 창단 첫 챔프전 진출을 향한 불꽃은 쉽게 꺼지지 않았다. 봄배구에서 파워를 끌어올려 정규시즌에서 보여준 경기력과 투혼, 그 이상을 선보였다. 사진=KOVO 권영민 감독도 초보답지 않게 선수 교체나 작전 타임을 활용, 선수단을 잘 이끌었다.
권영민 감독은 "시즌을 치르며 어려운 점도 있었고, 9연패도 했다. 선수들과 내가 함께 성장한 것 같다. 임성진, 장지원 등 젊은 선수들이 성장했고 고참들도 잘해줬다"고 한 시즌을 돌아봤다. 이어 "PO가 목표가 아니었는데 많이 아쉽다. 다음 시즌에는 처음부터 올라가 기다리고 싶다"면서 "선수들은 150% 해줬다. 모두 대견하고 고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