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처음으로 메이저리그(MLB) 개막전 로스터에 합류한 배지환(24·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이 멀티히트 2도루와 결승 득점으로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배지환은 31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2023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피츠버그의 8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2득점 1볼넷 2도루 맹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시즌말 MLB로 첫 콜업된 배지환은 올해는 개막전 엔트리에 들며 팀내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팀 동료 최지만(32)과 함께 들었는데, 한국인 야수 두 사람이 개막전 엔트리에 든 건 역대 최초다. 멀티히트 역시 기록이다. 지난 2013년 추신수(41·SSG 랜더스, 당시 신시내티) 이후 10년 만에 개막전 멀티히트를 터트린 한국인 타자가 됐다.
배지환의 기념비적인 개막전 첫 안타는 빠른 발로 만들어졌다. 그는 2회 초 2사 후 타석에 들어서 2루수 앞으로 향하는 기습번트를 댔다. 2루수가 전진해 처리하려 했지만, 배지환은 상대가 송구도 시도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달려 1루를 밟았다.
4회에는 득점도 추가했다. 1아웃 이후 등장한 배지환은 신시내티 선발 헌터 그린의 패스트볼을 결대로 밀어쳐 좌익수 왼쪽 2루타를 터트렸다. 그린이 던진 시속 160㎞ 직구 초구가 몰려 들어오자 놓치지 않았다.
출루 후에는 발로 상대를 휘저었다. 배지환은 후속 타자 오스틴 헤지스 타석에서 3루를 훔쳤다. 그린은 이후 흔들렸고, 주자 만루 상황을 허용한 뒤 브라이언 레이놀즈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3루 주자였던 배지환이 득점, 팀의 2-1 리드를 만들었다.
5회 중견수 뜬공에 그친 배지환은 8회 다시 뛰었다. 4-4 상황에서 선두타자로 나와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낸 배지환은 곧바로 2루 도루에 성공해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다. 후속 타자 헤지스의 희생번트로 3루까지 진루한 그는 오닐 크루즈의 희생플라이로 득점을 추가했다.
배지환의 8회 득점이 결승 득점이 되면서 피츠버그는 5-4로 승리했다. 한편 6년 만에 피츠버그에 돌아온 '해적선장' 앤드류 매커친(37)은 3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볼넷 3개를 포함해 4출루로 복귀전을 마쳤다. 또 다른 코리안리거 최지만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