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KFA)가 승부조작으로 제명됐던 48명 등 축구인 100인을 기습 사면을 시도하자 K리그 서포터스도 KFA와 정몽규 회장 등을 향해 분노를 표출했다. 맞대결을 펼친 대전하나 시티즌과 FC서울 팬들은 경기를 앞두고 나란히 안티 배너를 통해 KFA를 직격 비판했다.
대전과 서울 서포터스는 1일 오후 7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과 서울의 프로축구 K리그1 킥오프 직후 나란히 협회를 비판하는 배너를 들어 올렸다. 앞서 KFA가 승부조작 사범 등을 기습적으로 사면하려 했던 행태를 비판하는 내용들이었다.
대전 서포터스는 ‘피눈물은 팬들이 사면은 (정)몽규가’, ‘대전팬 두 번 죽인 축협도 승부조작 한통속’, ‘가족,같은 축구협회’ ‘‘퍽’이나 잘돌아가겠네‘유’’, ‘책임자 사퇴, 축협 쇄신’ 등의 문구를 통해 강도 높게 KFA를 비판했다.
반대편에 모인 서울 팬들 역시도 ‘범자죄 면상 봐야겠냐’, ‘높아진 눈높이? 우물 안 축협’, ‘승부조작 死면 꺼진 암도 다시 보는 KFA’, ‘누군가의 꿈이 조작범들에겐 선물로’ 등 걸개를 들어 올리는 것으로 KFA의 처사를 비판하는데 동참했다.
K리그 팬들은 지난 2011년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으로 가장 큰 피해와 상처를 입었다. 들끓는 여론에 밀려 결과적으로 철회되긴 했으나, KFA가 승부조작 사범 등에게 면죄부를 주려고 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분노가 들끓을 수밖에 없었다.
앞서 KFA는 월드컵 16강 자축과 축구계 화합 등을 위해 승부조작 사범 48명 등 축구인 100명에 대해 사면하겠다고 발표해 논란이 일었다. KFA는 논란이 거세진 뒤에도 홈페이지를 통해 사면 관련 Q&A 콘텐츠를 제작해 올리는 등 강행의 뜻을 내비쳤으나, 축구계와 팬들 여론이 들끓자 결국 임시 이사회를 열고 사면 결정을 전격 철회했다. 이사회를 통해 사면을 기습적으로 발표한 지 불과 사흘 만이었다.
정몽규 회장은 이사회를 통해 사면 결정 전면 철회 직후 "승부조작 사건으로 축구인들과 팬들이 엄청난 충격과 마음의 상처를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 한층 엄격해진 도덕 기준과 공명정대한 그라운드를 바라는 팬들의 높아진 눈높이도 감안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