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신화’를 꿈꾸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여느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지난 월드컵의 아픔을 씻는다는 의지가 강하다. 또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한 남자 축구대표팀의 바통을 이어받아 2023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성공을 꿈꾸고 있다.
여자 축구 핵심 공격수 이금민(브라이턴)은 5일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취재진과 만나 “(국민들이) 남자 대표팀에 이어 월드컵에 관한 기대를 많이 해주시는 것 같다. 부응하고 싶다. 월드컵을 시작으로 여자 축구가 발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임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콜린 벨 감독이 지휘하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오는 7월 20일부터 호주, 뉴질랜드에서 열리는 2023 FIFA 여자 월드컵 준비가 한창이다. 대표팀은 7일과 11일 잠비아와 두 차례 평가전에 임한다. 6월 한 차례 더 소집 기회가 있지만,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담금질이다.
FIFA 여자 랭킹 17위인 한국은 월드컵에서 콜롬비아(26위) 모로코(73위) 독일(2위)과 한 조에 묶였다. 77위인 잠비아와 2연전은 아프리카 팀인 모로코를 염두에 두고 치르는 모의고사다. 또한 지난 2월 영국에서 열린 아놀드 클라크컵에서 잉글랜드(4위) 벨기에(19위) 이탈리아(16위)에 전패한 후 자신감을 끌어올릴 기회이기도 하다.
벨 감독은 “(잠비아와) 2경기 모두 승리로 가져오는 게 목표다. 다양한 전술 요소도 확인할 텐데,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력이다. 월드컵 첫 경기를 앞두고 결과를 가져오면서 자신감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여자 축구의 월드컵 최고 성적은 2015년 캐나다 대회에서 기록한 16강이다. 그러나 다음 대회인 2019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3패라는 아픔을 맛봤다. 이때를 잊지 않은 선수단의 성공 의지는 남다르다. 더욱이 남자 축구가 카타르 월드컵에서 성공을 거둔 것도 여자 대표팀에는 동기부여로 작용한다.
앞서 두 차례 월드컵에 참가했던 35세 베테랑 조소현(토트넘)은 “남자팀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 여자팀은 메이저대회에서 큰 성적을 낸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내도록 집중해야 한다”며 “(현재 대표팀에) 어린 선수들, 중간급, 고참 등 다양하게 있다. 경험을 나누고 잘 준비하면 좋은 성적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번 월드컵을 두고 ‘2019년 대회와는 달라야 한다’고 굳은 의지를 보였다.
잠비아전을 앞둔 여자대표팀은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구슬땀을 흘렸다. 5일 훈련에서는 지소연, 심서연(이상 수원FC 위민) 최유리(현대제철) 이금민이 빠졌다. 지소연은 발목, 심서연과 최유리는 각각 오른 무릎과 햄스트링이 좋지 않다. 이금민은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제외됐다. 에이스인 지소연은 잠비아와 1차전(7일)에 결장하며 2차전(11일) 역시 출전이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