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는 너무 자신 없어요. 해보니까 너무 힘들더라고요. 아무래도 제가 보기 힘든 것 같아요. 드라마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에서 제 키스신을 보는데 지저분해서 못하겠더라고요.(웃음)”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카지노’(2023),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2021), 영화 ‘범죄도시’(2018) 등 다수의 히트작에서 악역으로 출연해 시청자를 사로잡은 허성태가 멜로는 망설여진다며 웃음과 함께 백기를 들었다.
허성태는 쿠팡플레이 시리즈 ‘미끼’의 파트2 공개를 앞두고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해 tvN 드라마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에서 삼각관계를 연기해 로맨스물에 본격 도전할 법도 하지만 허성태는 “반성을 많이 했다”고 웃으며 손사레를 치더니 악역에 대한 애정을 더 드러냈다.
허성태는 ‘악역 전문배우’라는 이미지에 대해서도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며 “사실 악역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히트작들 사이에서 악역이 아닌 배역들도 연기해왔다. 잘되든 안 되든, 다른 작품에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크게 하지 않는다”고 소신을 밝혔다.
특히 허성태는 지난 2011년 데뷔 후 쉴 새 없이 달려온 원동력으로 어머니를 꼽으면서 “어머니가 아쉬워 하지 않고 오히려 독려하신다”며 “나도 ‘악역 이미지’에 대한 고민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어머니가 ‘이제까지 성공한 배우들 악역을 많이 했다. 무조건 해야 한다’고 하시더라. 작품에서 내가 죽는 걸 보면 오히려 낄낄대고 통쾌해 하신다”고 웃었다.
허성태는 시청자들에게 악역 이미지로 굳혀지는 것보다 악역 캐릭터에 어떤 변화를 줄지 더 고민한다고 밝혔다.
“항상 고민하죠. 악역의 마지막이 카타르시스를 줘야 하기 때문에 상대 배우에게 오히려 더 세게 연기해달라고 할 때도 있어요. 드라마 ‘인사이더’(2022)에서 배우 이유영 씨에게 총 맞을 때도 얼굴이 엄청 부어 있었죠. 오히려 더 처참해지는 게 제 역할이라 생각해요. 다치기도 하지만 몸을 사리지 않는 편이에요.”
허성태는 7일 공개되는 ‘미끼’로 또 한번 악역에 도전한다. ‘미끼’는 사상 최악의 사기 범죄를 저지르고 죽음 뒤로 숨어버린 ‘그 놈’을 추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허성태는 다단계 금융사기의 대부이자 절대 악을 상징하는 인물인 노상천, 즉 ‘그 놈’을 연기한다.
허성태는 ‘미끼’에서 오히려 캐릭터에 대한 고민을 적게 했다고 밝혔다. “‘기존 작품들과 비교해 어떻게 다르게 연기해보지?’라는 생각이 별로 없었다”며 “노상천이라는 인물은 ‘대과거-과거-현재’ 시점에서 다르게 표현되는 인물이라서 시공간에 따라 변주를 주면서 어떻게 연기할지를 더 고민했다”고 말했다.
“노상천의 연대기에서 중간 정도의 나이로 첫 촬영을 시작했죠. 시간 순서대로 찍지 않고 나이를 왔다 갔다 했어요. 처음에 부담스럽긴 했는데 분장하고 옷을 입으니까 자연스럽게 조금씩 연기 변화가 되더라고요. ‘의상과 분장이 이렇게 중요한거구나’ 또 한번 느끼게 됐죠.”
허성태는 ‘미끼’를 통해 데뷔 이후 처음 주연에 도전한다. 그는 사실 캐릭터보다 첫 주연작에 대한 부담이 더 컸다고 고백했다.
“파트2가 이제 공개되니까 긴장감이 많이 느껴져요. 이게 주연의 부담감이구나 싶어요. 초조해요. 주연이 처음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배우로서 전환점에 서있는데, 결과가 좋아야 다음 작품을 만날 수 있으니까 두려움 반, 설렘 반이에요.”
그러면서 “농담삼아 한 말인데 영화 ‘헌트’ 때 함께 출연했던 이정재, 정우성 선배가 홍보를 역대급으로 하셨다. 모든 걸 다 하시더라. 그분들만큼 나도 열심히 하겠다 했는데 그 정도까지는 못한 것 같다”고 웃으며 약간의 아쉬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