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시대는 최근 임영웅의 프로축구 K1리그 FC서울과 대구FC 경기 시축을 앞두고 성숙한 팬덤 문화고 대중의 본보기가 됐다.
임영웅이 지난 8일 FC서울과 대구FC 경기 전 시축을 통해 팬들과 인사한다는 소식이 알려졌고, 영웅시대는 임영웅을 보기 위해 축구 팬들과 함께 티켓팅 전쟁에 합류했다. 예매 시작 당일에만 3만 장의 티켓이 팔린 가운데, 유독 북측 자유석은 비어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축구 팬들을 위한 영웅시대의 배려였다. 티케팅 전 임영웅 팬카페에는 ‘서포터즈석과 원정석은 예매 금지’라는 공지가 올라왔고 영웅시대는 이를 지켜 북측 자유석을 비워두는 매너를 발휘했다.
그런가 하면 공연장이 아닌 축구장을 찾아야 하는 영웅시대는 구단으로 문의 전화를 걸어 주의 사항을 꼼꼼히 확인했다. 수많은 문의 전화 중 정중하지 않은 전화는 없었다는 게 구단 측 설명이다. 구단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에 “문의 전화가 엄청 많이 오는데, 친절하고 매너 좋게 물어본다. 가수에게 혹시 피해가 가지 않을까 걱정도 한다”며 “팬덤 자체가 확실히 품격 있고 점잖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또한 영웅시대는 축구 팬들의 경기 관람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자체적으로 공지를 올려 주의를 당부했다. 영웅시대를 상징하는 하늘색은 경기 상대 팀인 대구FC의 상징색이기도 해 당일 하늘색 복장은 자제해달라고 하는가 하면 경기 중간에 나가지 말기, 나갈 때 매너 있게 나가기, 임영웅 보겠다고 달려들지 말고 안전하게 지켜보기 등의 규칙을 세워 성숙한 팬덤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영웅시대의 활동 방식이 더욱 돋보이는 것은 다른 연예인들의 팬덤 일부가 몰지각한 활동 양식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폭발적인 인기를 끌던 한 연예인이 상해전과, 학교폭력, 데이트 폭력 등으로 구설에 휩싸이자 해당 팬덤은 온라인 게시물과 댓글로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를 가하는가 하면 출연 프로그램의 방송사 사옥을 찾아가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 연예인은 과거 근무 이력으로 적어놓은 업체에서 ‘일한 적 없다’는 확인까지 해주면서 경력위조 의혹까지 받고 있다. 이 내용이 한 방송프로그램에 담겼는데 예고편을 통해 이를 확인한 팬덤은 공식 홈페이지에 악플을 쏟아낸 것은 물론 ‘정확한 증거도 없다’, ‘너희 과거는 깨끗하냐’ 등 비방이 섞인 게시물을 올려 자신들이 응원하는 연예인을 옹호했다. 이들은 이 연예인을 파헤친 방송 프로그램의 MC를 향해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공인이 언행을 조심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부주의한 언행 하나로 이미지가 실추되거나 심한 경우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추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인의 이미지를 만드는 요소의 하나로 팬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최영균 대중문화 평론가는 “팬덤 문화를 주목하고 이를 이야기하는 글이 많아지고 있는데 팬들 역시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위해 한 번 더 생각하고 움직일 필요가 있다”며 “아티스트 역시 제 살을 깎아 먹는 팬들보다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팬들을 반길 거라는 걸 팬들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