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은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도로공사)와의 챔피언 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5차전에 출전했다. V리그에서 4번째 우승을 노렸지만, 베테랑이 즐비한 상대 선수들의 노련미를 넘지 못하고, 소속팀 흥국생명의 패전(스코어 2-3)을 막지 못했다. 김연경은 30득점 하며 고군분투했지만, 고개를 숙였다. 2020~21시즌에 이어 두 번째로 챔프전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연경의 우승 등극만큼이나 은퇴 여부에 관심이 모였다. 김연경은 정규리그 막판 "정상에 있을 때 물러나고 싶다"며 은퇴 고민을 전했다. 이후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부임하고, 팀이 정규리그와 챔프전 우승을 노리는 상황에서 자신의 거취에만 관심이 집중되자, 이 문제를 당분간 얘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6일) 2022~23시즌이 끝났고, 김연경에게 관련 질문이 나왔다. 김연경은 일단 선수 생활 연장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 그는 "오늘도 경기장에 많은 팬이 오셨다. 내가 더 뛰기를 바라는 것으로 안다. 팬뿐 아니라 배구계 여러 관계자의 생각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점을 종합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되는데, 원소속팀 흥국생명과도 얘기를 나누고 있다. (동행할) 가능성은 열려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해 잘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김연경은 챔프전 트로피를 도로공사에 내줬다. FA 자격을 얻은 점에 대해서는 아직 실감하지 못한 눈치였다.
선수 생활을 연장할 의지도 정상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이 작용했다. 김연경은 "아무래도 우승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고민이 된다. 많은 분이 원하시기 때문에 나 혼자만의 결정으로 모든 걸 결정하기가 어렵다. 쉬운 결정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만약 이날(6일) 우승했다면, 결정이 달라질 수 있었느냐는 물음엔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김연경이 선수 연장도 흥국생명과의 동행 또는 국내 무대(V리그) 잔류도 명확하게 얘기한 건 아니다. 하지만 팬의 성원에 부응하려는 의지와 우승에 대한 미련은 남아 있는 눈치다.
김연경은 준우승에 그친 이날(6일) 결과에 아쉬움을 토로하며 후배들을 향해 "실력에서 부족했기 때문에 우승하지 못한 것이다.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이라고 전했다. 자신의 은퇴 여부를 떠나 여자 배구를 이끌어 갈 후배들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