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인들의 ‘꿈의 무대’ 컬링리그가 이르면 올 12월 다시 막을 올린다. 대한컬링연맹은 조만간 코리아컬링리그(KCL)가 아닌 새로운 리그 이름을 공모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리그 재개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한상호 대한컬링연맹 신임 회장은 11일 본지를 통해 “올해 안에 컬링리그가 재개되는 걸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 의지를 가지고 올해 안에 실현해야 하는 목표 중 하나”라며 “12월, 늦어도 내년 1월에는 하는 것으로 이미 중계(를 맡을) 방송사와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컬링 종목은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팀 킴’의 선전 등으로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여세를 몰아 연맹은 이듬해 12월 KCL을 출범시켰다. 남자부와 여자부 4개 팀, 믹스더블 5개 팀이 참가해 리그 예선과 플레이오프(PO)를 거쳐 우승팀을 가리는 방식으로, 경기 의정부에서 3개월간 진행됐다.
그동안 단기간에 끝나던 국내 대회가 전부라 경기 감각을 유지하기 어려웠던 선수들에게 KCL은 꿈의 무대였다. 마침 KCL의 인기도 뜨거웠다. 경북체육회 소속이던 송유진과 전재익은 KCL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송유진이 파트너 전재익을 향해 “굿 샷 좀 해주면 안 돼요?”라는 코멘트로 중계진과 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던 유튜브 영상 조회수는 500만회를 넘겼을 정도다.
그러나 코로나19가 KCL을 멈춰 세웠다. 당초 무관중으로라도 PO를 진행하려 했지만, 연맹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결국 PO를 무기한 연기했다. 첫 시즌도 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 것이다. 여기에 컬링연맹 내부에서 끊임없는 내홍이 이어지면서 KCL의 재개 가능성은 점차 희박해졌다. 뛸 무대가 사라진 컬링인들의 설자리도 다시 크게 줄었다.
지난 2월 한상호 회장 부임과 맞물려 새 출발을 선언한 연맹은 최우선 목표 중 하나로 컬링리그 재개를 내걸었다. 한 회장은 “코로나19와 연맹 내홍이 KCL이 중단된 뒤 재개되지 못한 가장 큰 이유였다. 누구보다 선수들이 제일 힘들었을 거다. 평생을 바쳐 하는 만큼,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고 있다. 실업팀도 2개 더 생긴 만큼 올해는 컬링리그를 재개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연맹은 오는 21일 강원도 강릉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성공 개최에 집중한 뒤, 대회가 끝난 뒤 본격적으로 컬링리그 재개를 위한 준비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스포츠매니지먼트사의 컨설팅을 받기도 했다. KCL 대신 새로운 리그 이름을 공모하는 걸 시작으로 컬링 팬들의 관심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연맹의 계획이다.
한상호 회장은 “실업팀이 많아야 꿈나무 선수들이 갈 데가 생긴다. 그동안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실업팀을 유지하려면 경기 수도 어느 정도 보장돼야 한다. 그게 컬링리그를 재개하려는 이유”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