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한 결과가 '패배'였다. KT 위즈가 시즌 첫 3연전 스윕 위기에 몰렸다.
KT는 1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 원정 경기를 1-5로 패했다. 1-0으로 앞섰지만, 경기 중후만 마운드가 무너졌다. 전날 0-1 패배에 이어 3연전 중 첫 두 경기에 모두 패하며 3승 4패로 시즌 5할 승률이 붕괴했다.
KT로선 1패 이상의 충격이었다. 이날 선발 투수가 국가대표 사이드암스로 고영표였다. 고영표는 로테이션상 13일 등판이 예상됐다. 하지만 등판을 하루 앞당겼다. NC 선발 투수가 '임시 선발' 이용준이라는 점이 고려된 결정이었다. NC는 13일 에이스 에릭 페디가 출격할 예정이어서 '선발 미스 매치'로 최소 1승을 확보하겠다는 의미가 강했다. 페디는 앞선 두 번의 등판에서 2승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13이닝 16탈삼진 무실점. KBO리그 외국인 투수 중 '최강'이라는 평가다.
KT 승부수는 통하지 않았다. 4회까지 무실점으로 쾌투한 고영표가 5위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 고영표는 1-0으로 앞선 5회 말 1사 후 한석현과 서호철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 1·2루로 주자가 쌓였다. 이어 박민우에게 2타점 3루타를 맞았고 2사 3루에선 박건우에게 통한의 투런 홈런까지 내줬다. 초구 131㎞/h 투심 패스트볼이 왼쪽 폴을 아슬아슬하게 넘어가는 장타로 연결됐다. 실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4로 뒤진 6회 말 선두타자 박석민에게 또 한 번 홈런을 맞았다. 이번엔 115㎞/h 커브가 왼쪽 펜스를 넘어갔다.
땅볼 유도형 투수인 고영표는 지난해 758타자를 상대로 피홈런 7개만 허용했다. 리그에서 장타 허용이 적은 투수지만 이날은 달랐다. 고영표가 한 경기 피홈런 2개를 내준 건 2021년 10월 9일 잠실 LG 트윈스전(6이닝 8피안타 2피홈런 3실점) 이후 550일 만이었다. 경기 최종 기록은 5와 3분의 2이닝 8피안타(2피홈런) 6탈삼진 5실점 패전.
고영표 카드를 앞당겨 쓴 KT는 시리즈 스윕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NC는 예정대로 12일 선발 투수로 페디를 예고했다. 선발 자리가 공석인 KT는 조이현을 내세운다. 조이현이 초반 이닝을 책임지면 불펜 투수를 줄줄이 투입하는 '불펜 데이'로 한 경기를 치러야 한다. 부담이 큰 매치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