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LG 트윈스 리드오프를 맡은 이천웅(35)이 인터넷 도박으로 징계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LG 구단은 "이천웅이 지난 12일 인터넷 도박 혐의 사실을 인정했다. 구단은 사실 파악 직후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에 즉시 통보했다"며 "향후 검찰조사와 KBO의 후속조치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고려대 출신의 이천웅은 2011년 LG 육성 선수로 입단했다. 경찰 야구단 전역 후인 2016년 103경기에서 타율 0.293을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듬해 75경기에서 타율 0.284를 올렸다.
하지만 LG의 치열한 외야 틈바구니에서 주전으로 도약하지 못한 채 '제4의 외야수'로 통했다.
2018년 112경기에서 타율 0.340을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고, 2019년 처음 규정타석을 채웠다. 그해 138경기에서 타율 0.308 21도루 88득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2년 연속 주전 리드오프로 활야하며 이름을 본따 '하늘이 내린 영웅'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러나 2020년부터 부상으로 고전했고, 경쟁에서 밀려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2020년 홍창기가 빈틈을 파고 들어 무섭게 치고 올라왔고, 2022년에는 국가대표 외야수 박해민이 FA(자유계약선수) 합류했다. 이 외에도 문성주, 이재원의 성장으로 이천웅은 점점 설 자리를 잃었다. 이천웅은 2021년 68경기서 타율 0.199, 지난해엔 고작 19경기에 나서 타율 0.200에 그쳤다. 최고 2억 8000만원(2020년)이던 연봉은 올해 8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이천웅은 사령탑이 바뀐 뒤 반등을 노렸다. 올 시즌 LG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감독은 "외야진에 부상자가 나오면 이천웅을 불러 올릴 것"이라며 외야수 콜업 1순위로 언급했다. 실제로 시범경기에서 13차례 나와 32타석(타율 0.241)을 소화할 정도로 기회를 얻었다. 또한 정규시즌 개막 후엔 4경기에 교체 출장해 3타수 3안타, 타율 1.000으로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하지만 30대 중반의 이천웅은 인터넷 도박으로 KBO와 소속 구단의 징계가 불가피하다.
최근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에는 이천웅의 인터넷 도박 혐의에 관해 신고가 접수됐다.
LG는 3월 말 선수와 1차 면담을 가졌지만, 이천웅은 혐의를 부인했다. KBO는 최근 악재가 잇따르자 인터넷 도박 혐의와 관련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LG는 지난 5일 이천웅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잔류군으로 이동시켰다. LG는 이후에도 자체 조사 및 면담을 추가 진행했다.
LG는 지난 10일부터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훈련 중이던 이천웅을 선수단과 분리했다. 이천웅을 짐을 싸 자택에서 대기하고 있다.
KBO는 수사 기관의 결과에 따라 이천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 징계를 내릴 방침이다. 구단은 KBO가 징계를 확정하면 이천웅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LG 구단은 "소속 선수 이천웅이 불법 인터넷 도박이라는 행위로 팬 여러분께 크나큰 실망을 드리게 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선수단 관리에 대한 책임을 깊게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