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사망 소식이 전해진 서세원(68)은 늘 화제를 몰고다녔다. 한국 방송계에서는 입지전적인 코미디언이었으나 2000년대 초반 일명 PR 비리 사건으로 연예계를 떠났다. 방송 복귀를 추진할 때마다 논란에 부딪쳤고 안중근을 주인공으로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다. 부인 폭행에 따른 재판과 이혼 등의 과정을 거치며 입지를 잃었고 재혼 후 해외에서 살아왔다.
서세원은 지난 1979년 TBC 라디오 개그 콘테스트를 통해 코미디언으로 데뷔했다. 이후 MBC 예능 프로그램 ‘청춘행진곡’,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스타 개그맨이 됐다. 코미디언은 바보 이미지나 몸개그로 웃긴다는 편견을 깨고 재치있는 말재주로 프로그램을 이끌며 성공을 거뒀다.
서세원은 정통 코미디인 콩트에서도 “산 넘고 물 건너 바다 건너서”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냈고, 방송 진행자로서도 각 방송사 간판급 프로그램 진행을 맡아 전성기를 누렸다. 지난 2001년에는 영화 ‘조폭 마누라’를 제작하며 대박을 치기도 했다. 특히 KBS 2TV에서 진행한 ‘서세원쇼’가 크케 흥행하며 개그맨 방송 진행자로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서세원쇼’는 출연자들을 향한 무례한 말과 조롱으로 구설을 겪다가 결국 지난 2002년 큰 논란으로 폐지된다. 당시 한국의 월드컵 4강 진출에 기여한 김남일, 송종국 선수와 부모를 게스트로 초대했는데, 서세원이 김남일 선수와 부모를 두고 도가 지나친 토크쇼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결국 이 방송 이후 2개월이 되지 않아 ‘서세원쇼’가 폐지됐다.
이후에도 서세원은 여러 구설을 겪었다. 영화 ‘긴급조치 19호’ 횡령 의혹, 해외 도박 의혹 등이 제기됐다. 서세원은 신학대학에 다녔다며 목사 안수를 받고 교회를 세웠지만, 교단에서도 막말 논란에 휘말리더니 2014년 소속 교단으로부터 제명됐다. 그 해에 서세원은 사이가 좋은 부부로 알려졌던 서정희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당시 서세원이 서정희의 다리를 잡고 끌고 다니는 엘리베이터 CCTV 영상이 공개되자 대중은 충격에 빠졌다. 서정희는 20세의 나이로 서세원과 결혼해 가정폭력을 참고 살았지만 목사가 된 이후에도 달라진 점이 없자 이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재판 과정에서 서정희는 19살 때 서세원에게 성폭행을 당해 어쩔 수 없이 결혼했다고 진술했다. 결국 2015년 8월 서세원과 서정희는 공식 이혼했다. 서세원은 가정폭력 혐의로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2016년에는 서세원이 23세 연하의 해금 연주자와 재혼한 소식이 알려졌다. 각종 구설에 오른 서세원은 연예계에서 떠나 캄보디아에 정착해 한 교회를 다니며 제2의 인생을 살아왔다.
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