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 호실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 투자를 늘려 글로벌 완성차 톱3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 중 현대차그룹만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늘었다. 덕분에 SK에 내줬던 재계 2위 자리(영업이익 기준)도 다시 탈환했다.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총 영업이익은 23조7416억원으로 전년(18조6164억원) 대비 27.5% 증가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각각 9조8198억원, 7조233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대비 47%, 42.8% 늘어난 수치로 그룹 전체 영업이익 중 71.8%에 해당된다. 양사에 부품을 공급하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역시 2조265억원, 212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순항했다.
올해 실적 전망도 밝다. 현대차와 기아의 1분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덕분이다. 특히 현대차는 1분기 영업이익이 삼성전자를 넘어 '국내 1위'가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49.93% 증가한 2조8920억원이다. 기아의 영업이익도 43.76% 확대된 2조3095억원으로 예상된다. 국내 상장사 가운데 나란히 영업이익 1~2위에 오를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호실적이 이어지자, 최근 대규모 투자금액을 올려 잡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월 2030년까지 전기차 분야에 2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같은 기간까지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 목표량을 144만대로 설정하고, 글로벌 전기차 목표 생산량을 323만대로 잡았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투자 계획은 최근 더 커졌다. 투자 금액이 기존 21조원보다 3조원 늘린 24조원이 됐다. 생산 목표량도 기존 144만대에서 151만대 규모로 늘어났고, 글로벌 전기차 생산 목표량도 323만대에서 364만대로 대폭 늘어났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주요 국가들의 환경규제 강화에 맞춰 전기차 중심의 친환경차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기존에 판매하던 아이오닉5, 아이오닉6, EV6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기차로 수익성 방어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국산화율이 99% 이르는 지능형 로봇의 공장 내 설치 방안, 전기차 충전 인프라 품질 검증센터 설치, 초고속 전기차 충전소 설치 확대 등이 이번에 새롭게 추가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작년에 아이오닉5와 EV6가 각각 '세계 올해의 차'와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하고, 글로벌 전기차 판매 톱5를 달성하며 성공적인 전동화 체제로의 전환을 시작했다"며 "올해에는 더욱 진화된 차량을 개발하고 공급해 글로벌 전기차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전동화 체제 전환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이같은 포부는 기아 오토랜드 화성 내 전기차 공장부터 시작해 순차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 공장이 될 이곳은 오는 2025년 하반기에 양산에 돌입되며 연간 최대 15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