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부터 축구팬들의 열기는 뜨겁다.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 지방 구단들의 선전, 임영웅 효과 등 여러 호재 속에 7라운드 기준 K리그1의 경기당 관중수는 1만1309명에 이른다. 응원 열기에 힘입은 선수들은 여느 때보다 많은 골을 터뜨리며 화답하고 있다.
하지만 ‘성적 부진’에 대한 팬들의 시선은 더욱 차갑다. 경기장 밖에서는 ‘버스 막기’가 펼쳐지고, 안에서는 ‘감독 퇴진’ ‘프런트 물갈이’와 같은 공격적인 걸개가 걸린다. 홈 경기인데 팬들은 아유를 넘어 ‘음소거’로 불만을 드러내기까지 한다. 하위권 구단들이 더욱 부담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 와중 지난 17일 프로축구 K리그1에 올 시즌 첫 번째 감독 경질 소식이 전해졌다. K리그1 무승·최하위에 그친 수원 삼성의 이병근 감독이었다. 수원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병근 감독을 경질했다"고 설명했다.
구단들이 ‘성적 부진’에 대해 내놓을 수 있는 승부수 중 하나는 ‘감독 교체’다. 그렇다면 지난 6년간 K리그1 구단들은 감독 교체로 얼마나 효과를 봤을까.
최근 6년간 시즌 중 감독을 교체한 사례는 18번(자진 사퇴, 경질, 상호 합의로 해지 포함)이다. 2018년 서정원 수원 감독을 제외하고, 나머지 감독들이 팀을 떠날 당시 순위는 모두 하위권(9~12위)이었다.
올해를 제외하고, 17번의 교체 중 8번만 순위 상승에 성공했다. 2021년 FC서울(12위→7위) 2019년 포항 스틸러스(10위→4위)를 제외하면 최대 2단계 상승에 그쳤다. 나머지 9번는 순위 동결 또는 하락이었다. 하위권인 상태로 감독을 바꿔봐야 큰 폭의 순위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감독 교체가 빠를수록 성적이 좋아졌을까? 최근 6년간 감독 교체가 가장 빨랐던 시점은 4월이다. 올해 전까지 총 4번 있었다. 이 중 2019년 포항과 인천 유나이티드, 2022년 수원은 최종적으로 순위 상승에 성공하며 감독 교체 효과를 봤다. 2018년 FC서울만이 황선홍 감독과 결별 후 최종적으로 순위가 2단계(9위→11위) 내려갔다.
성공률 75%, 수원의 선택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하지만 위 사례에는 함정이 있다. 2022년 수원의 최종 성적을 끌어올린 이가 바로 올해 경질된 이병근 감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