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은 26일 오후 7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인 전북과 K리그1 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2부에서 승격한 대전은 K리그1 우승 후보로 꼽혔던 현대가 두 팀(울산 현대·전북)을 꺾었다.
클린스만 감독이 두 팀의 경기를 관전했다. 26일 오전 유럽 일정을 마친 뒤 입국한 클린스만 감독은 곧장 전주로 향해 이 경기를 지켜봤다.
지난 9일 수원FC전에서 퇴장당한 안톤이 3경기 만에 돌아왔다. 센터백인 안톤은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9분, 공격에 가담해 전북 골문을 열었다. 국가대표 승선 가능성이 있는 이진현은 후반 교체 투입돼 코너킥 상황 키커로 나서 직접 득점해 클린스만 감독에게 인상을 남겼을 듯하다.
양 팀 모두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3-4-3 포메이션을 꺼낸 홈팀 전북은 이민혁, 안드레 루이스, 한교원을 최전방에 세웠다. 중원은 맹성웅, 백승호가 꾸렸고, 정우재와 박창우가 윙백으로 출전했다. 스리백 라인은 박진섭, 홍정호, 정태욱이 구축, 골문은 김정훈이 지켰다.
이날 전북은 지난 제주 원정에서 사망한 팬을 추모했다. 선수들은 검은 리본을 달고 피치를 누볐다. 무거운 분위기 속 경기가 진행됐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는 대전 원정 팬들의 응원가만 울려 퍼졌다.
전반 초반 경기 내용은 화끈했다. 전북은 후방부터 차근차근 공격 작업을 시작했고, 대전은 강도 높은 압박으로 응수했다. 초장에는 대전의 복잡하지 않게 풀어 나가는 공격 작업이 효과적이었다. 대전은 전반 13분 임덕근이 양발 드리블로 수비수를 제치고 때린 왼발 슛이 골키퍼에게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김형범 해설위원은 “대전은 골대 쪽으로 빠르게 (가고), 전북은 작업이 많다. 때로는 단순한 플레이로 팀 컨디션을 올리는 선택도 중요하다”고 짚었다. 전북은 세트피스로 분위기를 바꿨다. 전반 16분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안드레 루이스의 헤더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대전의 한 차례 역습이 빛났다. 전반 25분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전병관이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수비수 맞고 나온 공을 마사가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 품에 안겼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던 전북은 전반 38분 이민혁과 맹성웅을 빼고 송민규와 아마노 준을 투입했다. 전반 막판 전북으로 분위기가 기우는 듯했으나 이렇다 할 찬스는 얻지 못했다. 전북은 45분간 슈팅 3개, 대전은 6개를 때렸다. 두 팀은 각각 유효 슛 1회, 2회를 기록했다.
팽팽하던 0의 균형을 후반 5분 대전이 깼다. 오른쪽 측면에서 김지훈이 올린 크로스를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센터백 안톤이 발을 갖다 대 골망을 갈랐다. 이후 전북이 맹공을 퍼부었다. 후반 9분 백승호의 슈팅이 골키퍼 품에 안겼다. 1분 뒤 한교원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수비수 둘 침착하게 제친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네트를 출렁였다. 그러나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대전은 후반 17분 마사, 김지훈 대신 이진현, 배준호를 투입했다. 대전의 추가 골이 나왔다. 후반 28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진현의 왼발 킥이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전북은 반격에 나섰다. 후반 35분 송민규의 날카로운 슈팅이 이창근에게 막혔다. 그러나 직후 코너킥 상황에서 정태욱의 헤더가 골망을 가르며 추격을 시작했다.
추가시간 5분간 전북은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나 결실을 보지 못했고, 경기는 대전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