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에서 머리 감다 들은 트레이드 소식. 부랴부랴 내려온 대구에서 선수단 인사를 마치고 미디어 인터뷰를 거친 뒤 프로필 사진을 찍고 경기에 임했다. 어느 때보다 정신없었던 하루. 그 와중에도 김태훈은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자마자 세이브를 올리는 기쁨까지 맛봤다.
김태훈은 27일 오전 내야수 이원석 및 신인 지명권 3라운드와 1:2 트레이드 돼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약 12년 동안 입었던 정든 버건디 유니폼을 벗고 삼성의 푸른색 유니폼을 입으며 새출발에 나선 김태훈은 이날 대구 팬들이 보는 앞에서 마운드까지 올랐다.
김태훈은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경기에서 7-6으로 근소하게 앞선 9회 초 팀의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신고식을 치렀다. 그리고 김태훈은 1이닝을 삼자범퇴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김태훈은 이적 첫날 세이브를 올리는 영예를 안았다.
정신없이 길었던 하루.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던 오전만 해도 새 팀 새 구장에서 세이브를 올릴 줄 누가 알았으랴. 경기 후 만난 김태훈도 “아침부터 어떻게 하루를 보냈는지 모르겠다. 하루가 그냥 길다”라고 이야기했다.
김태훈은 “웬만하면 등판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가서 잘 막았다. 이겨서 다행이다”라고 첫 세이브 소감을 전했다. 그는 “프로 첫 등판 때만큼은 아니었지만 정말 긴장이 됐다. 1점 차였기에 무조건 점수를 주면 안 되고, 장타를 허용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던졌다”라며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승리와 세이브를 확정지은 뒤, 김태훈은 새롭게 호흡을 맞춘 베테랑 포수 강민호와 박진만 감독에게도 격려를 받았다. 김태훈은 “경기가 끝난 뒤, (강)민호 형이 잘 던졌다고 격려해 주셨다. 긴장했냐고 물어보셔서 맞다고 했다”라며 웃은 뒤, “박진만 감독님께서도 좋은 투구를 했다고 칭찬해주셨다”라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새로운 팀 분위기 적응도 첫날이지만 순조롭다. 김태훈은 “(새 팀이지만) 분위기가 비슷하다. 키움도 분위기가 좋은데 여기(삼성)도 좋다. 코치님도 편하게 해주시고 선배들도 어린 선수들도 다 편해서 나도 편하게 적응하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새 홈구장, 새 팬들 앞에서 공을 던진 것에 대해서도 “막상 마운드에 오르니 괜찮았다. 똑같이 편안하게 던졌다”라고 전했다.
김태훈은 “키움에 있을 때도 경기에 나가지는 못했지만 컨디션은 좋았다. 항상 자신감도 있었다. 나가면 잘 던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오늘 운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라며 앞으로의 활약에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