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이 27일 잠실 SSG전 4회 말 역전 2점 홈런을 치고 김민호 주루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LG 트윈스 박해민(33)은 KBO리그 대표적인 슬로 스타터다. 올 시즌은 시즌 초반부터 타격 시동이 제대로 걸리고 있다.
박해민은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홈 경기에 9번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그는 1-2로 뒤진 2회 2사 후 첫 번째 타석에서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4회 말에는 상대 선발 김광현의 4구째 시속 한가운데 140.4km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8.2m의 역전 2점 홈런이다. 지난 25일 SSG전 이후 두 경기만에 추가한 시즌 세 번째 홈런. 이어 6회에는 좌전 안타를 쳤다.
2014년 1군 데뷔한 박해민의 지난해까지 월별 타율을 살펴보면 4월 0.250(통산 0.287)으로 가장 낮다. LG 이적 첫 시즌인 지난해엔 4월 타율이 0.183에 그쳤다.
올 시즌은 전혀 다른 모습이다. 개막 후 5경기에서 타율 0.071(14타수 1안타)에 그쳤으나 최근 9경기 연속 안타 행진 속에 시즌 타율이 0.324(74타수 24안타)까지 올랐다.
박해민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영향을 크게 얻고 있다. 그는 "대표팀에 피해가 되면 안 되니까, WBC 대회를 위해 예년보다 일찍 준비했다"며 "덕분에 4월 페이스가 빨리 올라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 2023 KBO리그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27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박해민이 4회말 역전 2점 홈런을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지긋지긋한 징크스를 탈출하고자 의식 전환에도 힘썼다. 그는 "4월에 부진해 생각을 좀 바꿨다. '어차피 안 좋을 거라면 과감하게 내 스윙이라도 하자'는 쪽으로 생각을 바꿨다. 이런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해민은 이날 홈런을 치고 베이스를 돌며 평소보다 기뻐했다. 그는 "대표팀에 정말 많이 다녀온 좋은 왼손 투수이지 않나. 내 기억에 한 번도 잘 친 기억이 없다. 안타도 빗맞은 경우가 많고"라며 "중요한 순간에 홈런까지 치니까 엄청 좋았다"고 웃었다.
국가대표 리드오프 출신의 박해민은 올해 23경기 중 21경기에 9번 타자(타율 0.338)로 선발 출장했다. 그는 "타순이 엄청 돌아오지 않는다. 바쁘지 않다"고 웃으며 "한 20경기 정도 뛰다 보니 어색하진 않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9번 타순에) 다 적응이 된 것 같다"고 웃었다.
박해민은 "매 시즌 이런 식으로 준비하면 4월에 어려움이 좀 줄어들지 않을까하고 생각한다"고 웃으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