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여름 1인 가구에 특화한 창문형 에어컨이 제대로 인기몰이를 할 전망이다. 중견 가전기업인 파세코에 이어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기술 경쟁력을 앞세운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에어컨 시장 규모는 200만~250만대다.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중 창문형 에어컨 시장은 2019년 4만대에서 올해 30만대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창문형 에어컨이 전체 에어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두 자릿수(12~15%)로 확 커지는 셈이다.
일반 가정용 에어컨 대비 가격 부담이 적고, 혼자서도 쉽게 설치할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
우리나라에서 창문형 에어컨 시장을 개척한 곳은 파세코다. 2019년 5월 첫 선을 보인 뒤 누적 판매 35만대를 찍었다.
원래 이 회사는 심지식 석유난로와 산업용 열풍기를 30여 개국에 수출하며 이름을 알렸다. 캠핑 기기와 창문형 에어컨도 주력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창문형 에어컨은 1세대 출시 초기 소음과 누수 등으로 호불호가 갈렸다. 실외기 일체형이라 가동 시 소리가 나고 물이 새는 경우가 많아 고객 불만을 야기했다. 하지만 최근 주력 가전의 독자 기술을 채택하는 등 가전 투톱을 중심으로 제품 성숙도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출시한 2023년형 창문형 에어컨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윈도우핏'에 자사 에어컨의 상징 기술인 무풍 냉방을 처음 적용했다.
제품 전면에 약 2만1000개의 미세한 무풍 홀이 직바람 없이 냉기를 뿜어 실내를 쾌적하게 만든다. 무풍 모드를 사용하면 최대 냉방 모드 대비 소비 전력을 74%까지 절감할 수 있다.
더 커진 '빅 블레이드'는 제품 중앙에서 기존 35도에서 50도로 넓어진 각도로 회전하며 강력한 바람을 보낸다. 약 17% 커진 냉방 팬을 적용하고, 냉방 용량은 기존 제품 대비 3.3㎡ 확대했다.
저소음 모드 사용 시 32㏈ 수준으로 소음을 줄여 숙면을 돕는다. 출고가는 109만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구체적인 판매 수치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시장인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해 5월 에어컨 돌출을 최소화한 창호형 에어컨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엣지'를 내놓은 뒤 아직 신제품을 발표하지 않았다.
대신 작은 창에도 설치할 수 있는 2023년형 '휘센 이동식 에어컨'을 지난달 18일 출시했다.
신제품은 소형 설치 키트를 구매하면 높이 56~102㎝의 소형 창문에도 설치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창이 작아 에어컨을 쓸 수 없었던 곳에서도 이동식 에어컨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바퀴가 달려 있어 원하는 장소로 간편하게 옮길 수 있다. 배기 호스만 창문에 연결하면 된다.
신제품은 냉매를 압축하는 실린더가 2개인 듀얼 인버터 컴프레서를 탑재해 냉방 성능과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다. 하루 4시간 사용 시 기존 정속형 모델보다 에너지를 최대 29% 절약한다. 냉방 면적에 따라 23㎡와 26㎡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출하가는 90만~1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