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38)는 4월 삼성의 경기력이 요동치는 가운데 유일하게 꾸준함을 지켰던 선수다. 삼성이 4월 마지막 주 5연승을 달렸을 때에도 변함없었다. 이 기간 강민호는 5경기에서 타율 0.474(19타수 9안타)를 기록하며 주간 타율 1위에 올랐다.
조아제약과 본지는 4월 마지막 주 주간 MVP(최우수선수)로 강민호를 선정했다. 강민호는 “상을 받아 기쁘다. 팀이 연승을 달리는 데 보탬이 됐다는 생각에 기분이 더 좋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어느덧 한국 나이 39세. 팀에서도, KBO리그에서도 최고참에 속하는 나이다. 하지만 강민호는 여느 젊은 선수들보다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적지 않은 나이에 허슬플레이를 펼치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다. 오승환의 투구에 얼굴(마스크)을 맞고도 벌떡 일어나 경기를 리드했고, 다이빙 캐치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도 계속 펼쳤다. 김재성, 김태군 등 동료 포수들의 줄부상으로 홀로 안방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강민호를 다시 일으켰다.
강민호는 “나이를 먹을수록 비시즌에 더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지난겨울 많은 훈련을 했던 결과가 시즌 초반에 나오고 있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허슬플레이에 대해선 “부상 위험이 있다는 생각은 하는데 나도 모르게 (위험한 동작이) 나온다”라면서 “포수로서, 또 고참으로서 이 상황을 지키고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에 무의식적으로 나오는 것 같다. 부상 때문에 (허슬플레이를) 줄여야 한다고는 생각하지만, 몸이 안 따라준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베테랑이지만 홀로 안방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은 크다. 적지 않은 나이에 체력 안배를 신경 써야 하는데, 그의 뒤를 잘 받쳐주던 포수 2명이 한꺼번에 이탈해 강민호를 허탈하게 만들었다. 강민호는 “솔직히 (김)태군이까지 빠졌을 땐 버겁다고 생각했다”라고 회상했다.
그래도 특유의 긍정적인 모습을 잃지 않았다. 그의 뒤에 미래의 삼성 안방을 책임질 젊은 포수 이병헌(24)이 있다는 걸 떠올렸다. 무엇보다 경기에 뛸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그에게 출전 시간이 많아진 것은 오히려 반가운 일이었다. 강민호는 “뛸 수 있을 때 더 많이 뛰어야죠”라며 활짝 웃었다.
한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끝나고 아시안게임 시즌이 다가오면서 국가대표 안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강민호, 양의지(두산 베어스)의 뒤를 이을 포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야구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리그 최고참 포수 강민호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유강남(롯데 자이언츠)이나 박세혁(NC 다이노스) 등 다들 잘하고 있다. 부각이 덜 됐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20대 포수들이 잘 안 보인다고 하지만, 출전 기회가 적다 보니 아직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는 것 아닐까”라고 진단했다.
그는 “시간이 필요한 문제”라고 이야기했다. 강민호는 “20대를 돌아보면 나도 블로킹 실수를 많이 하고, 뜬공도 많이 놓치던 포수였다. 하지만 연차가 쌓이고 실력이 늘면서 어렸을 때의 단점이 묻혔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나면 분명히 좋은 포수들이 두각을 드러낼 거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화끈했던 4월을 뒤로 하고 5월이 맞이했다. 강민호는 “4월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힘들었던 한 달을 잘 버텼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잘 버티는 것이 목표다. 5월도 잘 넘기고 11월까지 한 달씩 잘 버티면서 최선을 다해서 한 시즌을 마무리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