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카드처럼 카드를 꽂지 않고 단말기에 갖다 대기만 해도 결제되는 '비접촉 결제'(컨택리스)가 보편화될지 주목된다. 애플페이가 국내에서도 서비스되면서 컨택리스 결제 단말기 NFC(근거리무선통신)의 설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카드사들도 소극적이던 비접촉 결제 카드 발급을 늘리는 분위기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카드는 컨택리스 적용 카드를 고객들에게 공지했다.
현재 신한카드의 비자 신용카드 중 16종은 현재 컨택리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6월 중 9종이 추가 지원될 예정이다. 체크카드는 5종이 이미 컨택리스가 적용되고 있고 3종은 6월 중 탑재된다.
또 마스터 브랜드 신용카드 15종과 체크카드 5종은 컨택리스로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늦어도 올해 하반기 신용카드 7종과 체크카드 3종이 추가 지원될 예정이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중순부터 모든 해외겸용 카드에 유로페이 마스터카드 비자(EMV) 규격을 지원하기로 했다. EMV는 NFC 기반결제방식으로, 영미권과 유럽, 일본 등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국제 표준이다.
또 삼성카드에서는 지난해 이후 신규 출시된 상품 중 iD시리즈와 모니모카드 등에 비접촉 결제를 넣었다.
하나카드도 지난해부터 대부분의 해외겸용 카드에 EMV 규격을 지원하고 있고, 우리카드는 지난해 이후 신규 출시된 '뉴 유니크 체크카드' 등에 NFC 결제 기능을 가능하도록 했다.
애플페이의 중심에 있는 현대카드가 카드사 중에서는 컨택리스에 가장 적극적이다.
현대카드는 6년 전부터 컨택리스 신용카드를 발급해 오고 있다. 발급 첫해 컨택리스 신용카드 발급 비율은 80%를 상회했으며, 현재는 현대카드가 발급하는 신용카드의 100%에 달하는 99.8%가 NFC 기능을 가지고 있다.
또 국내 카드사 가운데 비자, 마스터카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3사 모두 해당 서비스를 지원하는 카드사는 현대카드가 유일하다.
카드사들은 그동안 컨택리스 카드를 발급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던 데에는 국내 카드 단말기가 대부분 마그네틱보안전송(MST)이나 집적회로 스마트카드(IC) 방식을 사용한다는 이유가 컸다.
하지만 애플페이가 도입되면서 NFC 단말기가 확대되자, 카드사들이 너도나도 NFC로 카드 결제 방식을 넓히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120여 개 브랜드가 NFC 단말기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달 비자가 공개한 '컨택리스 결제 소비자 인식 조사'에 따르면 국내 성인 남녀 1000명 중 90%는 앞으로 신규 카드를 발급할 때 컨택리스 기능이 들어간 카드를 이용하겠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70%가 컨택리스 카드를 1년 이내에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에 비자는 컨택리스 방식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이나 '곽튜브' 등을 통해 단말기에 대기만 해도 결제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컨택리스의 편의성을 알리기도 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컨택리스는 카드를 넣다 빼지 않아도 되고 갖다 대기만하면 돼서 속도가 빠르다는 강점이 있다"며 "또 마그네틱이 망가지거나 하는 카드 손상의 가능성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데 있어서도 컨택리스가 보편화돼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찾는 추세"라며 "카드 복제 위험도 없고 보안도 뛰어나다는 강점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