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가 약점인 팀의 새 프런트 수장이 선임됐다. 때마침 포수 자원이 즐비한 ‘포수왕국’ 팀은 완전체를 앞두고 있다. 기막힌 타이밍. 양 팀의 오랜 숙원인 포수 트레이드 논의가 재점화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KIA 타이거즈는 지난 8일 심재학(51) 신임 단장을 공식 선임했다. 지난 3월 말 장정석(50) 전 단장이 비위 행위로 해임 조처된 뒤 약 40일만. 구단 프런트의 새 수장이 선임되면서 한 달 이상 멈췄던 KIA의 전력 재정비와 강화 플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KIA의 약점으로 꼽히는 안방 강화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KIA는 한승택(29)과 주효상(26)으로 안방을 꾸리고 있지만, 공수에서 만족스러운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두 선수의 타율은 0.127로 낮고, 도루저지율도 두 선수 모두 20%로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며 고전 중이다. 올 시즌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과 그 이상을 노리는 KIA로선 안방 보강이 시급하다.
이에 ‘포수왕국’인 삼성 라이온즈가 KIA의 트레이드 상대팀으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삼성은 강민호(38) 김태군(34) 김재성(27) 등 즉시전력감 포수를 세 명이나 보유한 팀으로, 지난겨울 포수 트레이드를 공개적으로 천명하면서 전력 강화 의지를 불태운 바 있다. 다만 삼성이 요구하는 카드가 꽤 높았고, 시즌 초 김태군과 김재성이 줄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트레이드 열기는 잠시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최근 김태군이 돌아오고 김재성의 복귀도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포수 트레이드설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삼성도 제4의 포수 이병헌(24)이 1군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고, 포수 유망주 김도환(23)도 6월 제대를 앞두고 있어 안방 교통 정리가 필요한 상황. 5명 이상의 즉시전력감 포수를 보유한 삼성으로선 트레이드 시장에 안 뛰어들 이유가 없다.
오히려 삼성은 여유만만이다. 지난 4월 말 김태훈(31)을 키움 히어로즈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하며 약점이었던 불펜도 소폭 강화했고,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백업 포수의 중요성을 깨달은 터라 눈높이는 이전보다 더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눈높이에 맞는 카드를 찾는 데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KIA가 안방 강화를 위해 트레이드를 논의한다면 상대는 삼성이 될 공산이 크다. 프런트 새 수장 선임과 삼성의 포수왕국 완전체가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진 지금, 가을야구를 노리는 두 팀으로선 지금이 트레이드의 최적기라 할 수 있다.
심재학 KIA 신임 단장은 9일 선임 기자회견에서 "(포수 트레이드) 이야기에 대해선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선수들을 믿고 동기부여를 주는 게 더 낫다"라면서도 "과감한 트레이드는 하겠지만 손해보는 트레이드는 하지 않겠다"라며 가능성을 함께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