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둔 NC 다이노스 더그아웃에 익숙하면서도 어색한 실루엣의 선수가 등장했다. 머리를 하얗게 민 선수가 훈련을 마치고 더그아웃을 통해 라커룸으로 이동한 것. 그 주인공은 베테랑 마무리 이용찬(34)이었다.
이용찬은 지난 2일 컨디션 난조로 1군에서 말소됐다. 시즌 초반 7경기에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1승 3세이브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최근 4경기에서 4이닝 8실점으로 매 경기 실점을 허용했다. 결국 강인권 NC 감독은 지난 1일 이용찬을 과감하게 1군에서 말소해 휴식을 줬다.
이후 이용찬은 9일 1군 선수단에 합류해 훈련에 임했다. 아직 말소된지 열흘이 지나지 않아 9일 경기에 합류하진 못했지만, 콜업을 앞두고 감각을 다지기 위해 1군에 먼저 합류했다. 이용찬은 4월 30일 부상자 명단에 등록돼 11일 수원 KT전부터 콜업이 가능하다.
하지만 모습은 다소 파격적이었다. 보통 어린 선수들이 부진한 성적에 마음을 다잡기 위해 머리를 밀거나 팀 전체가 머리를 밀며 심기일전하는 모습은 종종 봐왔어도, 34세 베테랑 선수가 홀로 머리를 밀고 나타난 모습은 보기 드문 일이었다. 그러나 이용찬은 심기일전의 마음가짐으로 스스로 머리를 밀고 경기장에 등장했다.
이용찬의 파격 헤어스타일은 더그아웃에서도 화제가 된 모양이다. “고등학교 이후 삭발이 처음 아니냐”는 질문에 “두산 베어스 시절에도 여러 번 했었다”라고 답했다는 NC 관계자의 전언이 있었다. 실제로 이용찬은 2010시즌 시작 전 두산 동료들과 함께 머리를 짧게 깎고 시즌을 시작한 바 있고, 2019년에도 머리를 깎고 심기일전한 사례가 있었다.
머리를 민 효과가 있었을까. 짧은 머리로 시즌을 시작한 2010년엔 47경기 2승 1패 25세이브 평균자책점 3.24로 데뷔 3년차에 최고의 성적을 냈고, 2019년 삭발 당시 6월 평균자책점 8.28(1승 3패)로 부진했던 이용찬은 후반기 평균자책점 3.23(10경기)로 부활했다. 이번 심기일전도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