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은 지난 3월이었다. 서울과 광주의 맞대결에서 이정효 광주 감독은 서울에 패배한 뒤 ‘저런 축구에 져 아쉽다’는 말을 남겼다. 자칫 서울 감독·선수를 무시하는 듯한 메시지로 비칠 수 있었기에 이 말은 크게 논란이 됐다. 당시 이정효 감독은 곧바로 사과하는 인터뷰를 했다.
두 팀은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다시 만났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당시 발언에 대한 질문이 또 이어졌다. 이정효 감독은 “그때의 경험으로 말이라는 게 무섭다는 걸 알았다”며 “상대방의 노력에 대해 나쁘게 해석될 여지가 있어서 저도 인터뷰를 잘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좋은 경험이 됐다”고 설명했다. 안익수 서울 감독은 “더 이상 이런 가십은 그만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경기 중에 또 한 번 감정 싸움이 일어났다. 후반 30분 무렵 서울 수비수 김진야가 부상으로 쓰러졌고, 이에 선수들은 공을 사이드라인 밖으로 내보냈다. 부상 선수가 나오면 어느 정도 부상인지 확인할 때까지 플레이를 하지 않는 게 불문율이자 매너로 여겨지는데, 이때 광주 선수들이 곧바로 인플레이를 해서 공격을 전개했다.
서울 선수들이 항의했고, 관중석에서 야유가 나왔다. 직후 반칙 상황으로 흐름이 끊기자, 서울 기성용과 광주 주장 안영규가 충돌하기도 했다.
경기 후 이 장면에 대해 이정효 감독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정확한 상황은 모르겠다”며 “선수들에게 항상 시간 끌거나 넘어져 있지 말라고 주문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상대가 시간을 끈다고 느껴서 바로 전개한 게 아닐까”라면서 “그런데 규칙은 모르겠지만 우리가 전개한다고 해서 잘못된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정효 감독은 “서울 선수가 부상이어서 공을 내보내는 건 맞는데, 내가 알기론 근육 경련이어서 이어간 것 같다. 우리 선수들이 그렇게 큰 잘못을 했나”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이 감독이 ‘서울FC 선수가’라고 말했는데, 기자회견 종료 후 서울 구단 관계자가 “우리 구단은 FC서울입니다”라며 정정하기도 했다.
안익수 감독은 "축구를 통해 건강한 메시지를 전달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올바른 길을 가야 한다.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응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