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KT 감독은 11일 수원 NC 다이노스전에 앞서 토종 에이스 소형준(22)의 수술 소식을 전했다. 소형준은 전날 열린 NC전에 선발 등판, 3과 3분의 2이닝 7피안타 4실점으로 부진했다. 구단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소형준이 어제 투구 후 약간 (오른 팔꿈치 부위에) 뻐근함을 느꼈다. 오늘 오전 지정 병원에서 검진한 결과 파열이 확인됐다"며 "더 정확한 검진을 위해 서울 병원 두 군데에서 추가 검진했는데 오른 팔꿈치 내측측부인대(MCL) 파열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MCL 부상이면 흔히 말하는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를 받게 된다. 토미존 서저리는 수술부터 복귀까지 최소 1년이 걸려 소형준의 잔여 시즌 등판이 어려워졌다. 빨라야 내년 시즌 중반 이후에나 복귀할 것으로 전망돼 오는 9월 예정된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출전도 불발됐다. 구단 관계자는 "병원 한 곳에서 더 검진받고 수술 날짜를 잡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유신고를 졸업한 소형준은 2020년 1차 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첫 시즌인 2020년 13승 6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 신인왕을 차지했다. 고졸 신인 투수가 선발 10승을 따낸 건 2006년 류현진(당시 한화 이글스) 이후 14년 만이었다. 이후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2021년에는 KT의 창단 첫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고 지난 3월에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다. 고영표와 함께 KT가 자랑하는 토종 에이스로 입지가 탄탄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출발부터 삐걱거렸다. 지난달 4일 오른팔 전완근 염좌 문제로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한 달여 만인 지난 3일 1군에 복귀, 로테이션을 소화했는데 두 경기만에 팔꿈치에 탈이 났다. 시즌 성적은 3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1.45. 피안타율이 0.423, 이닝당 출루허용(WHIP)도 2.27로 높았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KT다. KT는 시즌 첫 29경기에서 8승(2무 19패)에 그쳐 10일 기준 리그 최하위였다. 박병호와 황재균을 비롯한 팀의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 이탈하면서 전력이 악화했다. 소형준까지 빠지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비상이 걸렸다. 이강철 감독은 일단 소형준의 빈자리를 배제성으로 채울 예정이다. 배제성은 KT 불펜 투수 중 그나마 선발 경험이 가장 많다. 이 감독은 "이번 주부터 로테이션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