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한 판에서 토트넘이 고개를 떨궜다. 결국 4위까지 주어지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티켓은 물 건너갔다.
토트넘은 지난 13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22~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애스턴 빌라에 1-2로 졌다. 6위에 위치한 토트넘은 남은 3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다음 시즌 UCL 진출을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애스턴 빌라에 패하면서 남은 2경기에서 모두 이기더라도 4위 탈환은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토트넘은 손흥민, 해리 케인, 히샤를리송을 선봉에 세우는 등 최정예 멤버를 내세웠다. 그러나 경기 시작 8분 만에 제이컵 램지에게 실점하며 끌려갔고, 후반 27분에는 도글라스 루이스에게 프리킥 골까지 내줬다. 토트넘은 후반 45분 케인이 페널티킥 골로 만회하는 데 그쳤다.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도 팀의 패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애스턴 빌라는 발 빠른 토트넘 공격진을 대비해 오프사이드 트랩을 준비했다. 손흥민은 거듭 상대 뒷공간을 노렸지만, 오프사이드 4회를 범하는 등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번 패배로 토트넘은 UEFA 유로파리그(UEL) 진출도 불투명한 처지에 놓였다. UEL 본선 조별리그 직행 티켓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팀과 EPL 5위 팀에 주어진다. FA컵 결승에 선두 맨체스터 시티와 맨유가 올랐다. 두 팀은 리그 순위에서도 UCL 진출권에 있어 사실상 6위가 UEL 진출 마지노선이 될 공산이 크다.
14일 기준으로 리그 6위인 토트넘(승점 57)은 7위 애스턴 빌라와 승점이 같다. 8위 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온(승점 55)도 토트넘을 추격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토트넘은 2경기를 남겨뒀지만, 브라이턴에는 4경기가 남아있다. UEL 진출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유럽 대항전 가장 아래 단계인 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UECL) 진출마저 불투명하다. UECL 티켓은 리그컵 우승팀인 맨유가 가져갔는데, 맨유가 UCL이나 UEL에 나선다면 EPL 7위 팀에 돌아간다. 토트넘이 애스턴 빌라와 브라이턴에 추격을 허용해 8위까지 추락하면, UECL도 참여하지 못하는 셈이다.
그렇게 되면 손흥민은 11년 만에 유럽 대항전을 누비지 못하게 된다. 손흥민은 바이엘 레버쿠젠(독일) 소속인 2013~14시즌부터 10시즌 연속 유럽 대항전에 나섰다. 남은 2경기(브렌트퍼드·리즈 유나이티드)에서 토트넘과 손흥민의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