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한국영화산업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한국영화 관객수는 173만명로 집계됐다. 이로써 한국영화 관객수는 3개월 연속 100만명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4월 한국영화 관객수는 팬데믹 이전인 2017~2019년 4월 전체 관객수 평균(395만명) 절반에도 못 미치는 43.8% 수준이다. 4월 한국영화 매출액은 169억원으로, 2017~2019년 4월 전체 매출액 평균(318억원)의 절반 수준인 53.1%다. 관객수는 팬데믹 이전 43.8%인 반면 매출액은 53.1%로 차이가 큰 건, 팬데믹 기간 동안 3년 연속 극장요금이 인상됐기 때문이다.
즉 한국영화 관객수가 줄어도 극장은 요금 인상으로 매출액이 회복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전체 매출액과 비교하면 보다 분명해진다. 4월 전체 매출액은 707 억 원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7~2019 년 4월 전체 매출액 평균(1078 억 원)의 65.6% 수준이었다. 4월 전체 관객 수는 697 만 명으로 2017~2019년 4 월 전체 관객 수 평균(1287만 명) 의 절반 정도인 54.2% 수준이었다. 팬데믹 기간이던 전년 동월 대비로는 전체 매출액과 관객 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 이 4월 매출액 184 억 원(관객 수 183 만 명)을 기록하면서 장기 흥행을 이어갔다. ‘존 윅 4’가 166 억 원(관객 수 160 만 명)의 매출을 올린 덕분에 4 월 전체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32.4%(403억 원), 4 월 전체 관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23.5%(385만 명) 늘었다.
올 1월부터 4월까지 외국영화 누적 매출액은 2471억원으로 팬데믹 이전 수준에 근접했다. 외국영화는 극장 요금 인상과 더불어 특수관 매출 비중이 높았던 ‘아바타:물의 길’과 ‘스즈메의 문단속’ ‘더 퍼스트 슬램덩크’ 등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으로 2471억 원의 누적 매출액을 기록하며 2017~2019년 같은 기간 평균 (2634억 원)의 93.8% 수준을 나타냈다.
올해 1~4월 외국 영화 누적 관객 수는 2278만 명으로 2017~2019년 같은 기간 평균 (3169만 명)의 71.9% 수준이었다. 외국영화 관객수도 펜데믹 이전에 비해 회복된 건 아니지만 극장 요금 인상으로 매출액은 비숫한 수준이 됐다.
한국영화는 관객수와 매출액 모두 저조한 상황인 반면 외국영화는 매출액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건, 현재 한국영화 산업 위기가 극장의 위기는 아니라는 뜻이다.
돈 안되는 한국영화 대신 한국영화 제작비보다 훨씬 싼 값에 수입하는 외국영화로 스크린을 채워도 극장 매출은 늘어난다. 실제로 순제작비 76억원이 들어간 ‘킬링 로맨스’는 18만명에 그쳤지만, 수입가가 100만 달러(약 13억원) 수준인 ‘스즈메의 문단속’은 537만명을 동원했다.
극장으로선 돈 안되는 한국영화를 굳이 상영할 필요가 없으며, 외국영화를 상영하는 게 더 이익이 되는 데드크로스가 곧 다가온다. 이럴 경우 자국 영화산업은 붕괴되고, 할리우드 영화로 극장을 채우는 대만 등 다른 나라들처럼 될 가능성이 점차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5월도 한국영화 기대작인 ‘범죄도시3’가 31일 개봉하기에, 한국영화 관객수 100만명대는 4개월 연속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