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사이 두 팀 사이 협상 추이가 그렇다. 지난 시즌(2022) 초반, KIA는 키움 주전 포수였던 박동원을 영입하며 유틸리티 플레이어 김태진과 현금 10억원 그리고 2023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내줬다. 지난해 11월에는 2024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과 주효상을 맞바꿨다.
박동원 영입은 실패로 보기 어렵다. 약점이었던 포수 공격력을 강화한 KIA는 2022 정규시즌 5위에 오르며 4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하지만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그와의 연장 계약에 실패했고, LG 트윈스에 내줬다. 전 단장이 협상 과정에서 금물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며 구단의 인사와 안목도 도마 위에 올랐다.
주효상도 안방 뎁스(선수층) 강화에 큰 힘을 보태지 못했다. 개막 엔트리에 합류했고, 기존 선수 한승택과 함께 꾸준히 기회를 얻었지만, 타석에선 타율 0.063(32타수 2안타)에 그치며 고전했고, 도루 저지율(25%)도 평범한 수준이었다. 결국 KIA는 지난 14일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주효상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군 복무를 하고 막 1군에 복귀한 그가 실전 감각이 올라오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큰 중책을 맡았다는 게 KIA의 시선이다. 대신 1군에 올린 선수는 신범수다.
키움은 어땠을까. 일단 박동원을 내주며 얻은 지명권으로 차기 주전 포수를 얻었다. 김동헌이 그 주인공. 이 신인 선수는 올 시즌 팀이 치른 36경기 중 24경기(15선발)에 출전했다. 투수 리드와 수비 그리고 타격 모두 수준급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주전’ 이지영의 컨디션이 떨어진 지난 주말(12~14일) NC 다이노스와의 3연전에서는 모두 선발로 나서 안방을 지켰다. 13일 2차전에선 안타 2개와 사사구 3개를 얻어내며 5출루했다. 타점도 2개가 있었다. 14일 NC 3차전에서도 시즌 3번째 2루타를 쳤다.
김동헌은 주로 외국인 투수와 호흡을 맞추며 연차에 비해 노련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른 팀 지도자나 스태프가 감탄할 정도다. 그는 박동원의 유산이다.
벌써 키움이 주효상을 내주고 얻은 2라운드 지명권으로 어떤 선수를 뽑을지 관심이 모인다. 최근 몇 년 동안 유망주 포수는 꽤 많이 확보했다. 1라운드는 대체로 투수를 지명할 가능성이 크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며 생길 공백을 메워야 하는 것도 키움의 숙제다.
KIA는 즉시 전력 보강을 위해 포기한 유망주가 키움에서 성장하는 것을 보면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다. 김동헌처럼 말이다. 올해도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주효상이 빨리 전열을 정비하고 안방의 주축 전력으로 올라서야 하는 이유다. 손해보는 장사를 했다는 오명이 꼬리표처럼 붙지 않으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