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는 지난 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부터 7경기 연속으로 안타를 치지 못했다. 30타석 28타수 무안타. 2일 NC전 네 번째 타석부터 무안타라는 걸 고려하면 32타석 30타수 무안타로 기록이 더 악화한다.
김현수의 4월은 뜨거웠다. 23경기 타율이 0.400(80타수 32안타). KBO리그 타자 중 유일하게 규정 타석 4할 타율을 달성했다. 하지만 5월 타격감이 곤두박질쳤다. 월간 타율이 0.061(33타수 2안타)로 4월과 비교하면 천양지차. 시즌 타율은 어느새 0.301까지 떨어졌다. 지난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염경엽 LG 감독은 김현수를 경기에 투입하지 않고 휴식을 줬다.
염경엽 감독은 김현수가 타격 슬럼프에 빠지기 전인 5월 초 "(지난 4월을 돌아보면) 현수가 좋아진 건 벽"이라면서 "김현수가 (과거 타율) 3할4푼을 쳤을 때는 (밀어서 치는) 왼쪽 안타가 굉장히 많았다. 그런데 오른쪽 벽(어깨)이 무너지니까 에버리지가 떨어지는 거"라면서 "센터 중심으로 치려는 방향성이 좋아지면서 옛날 김현수로 돌아갔다"라고 말했다. 4월에 기록한 안타의 방향이 이상적이었다는 의미였다. 4월 그의 안타 중 59.4%가 왼쪽(10개)과 중앙(7개)으로 향했다. 이는 지난 시즌(52.7%)보다 6.7%포인트(p) 향상한 수치였다.
김현수에게 중요한 건 '왼쪽'이다. 풀 히터인 만큼 상대 팀 내야수들이 오른쪽에 수비 시프트를 가동한다. 당겨치면 촘촘한 수비 그물에 타구가 걸릴 수밖에 없다. 염경엽 감독은 "(벽이 무너져) 몸이 빠지면 왼쪽으로 칠 수 없다. 요즘에는 시프트에 걸리면 툭 쳐서 (타구를 왼쪽으로) 굴려도 안타다. 그게 4할을 만드는 거"라면서 "현수가 가장 중요한 기본을 지키는 거다. 특별한 기술이 아니다. 잠깐 잊고 있던 기본기를 채우면서 고타율을 기록하는 거"라고 칭찬했다. 이어 "3할2푼 이상 치는 타자들은 (방향을 가리지 않고 때려내는) 스프레이 타자다. 그래야 고타율을 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5월 들어 김현수의 타구는 방향성을 잃었다. 무엇보다 공이 뜨질 않는다. 월간 내야 타구(12개)와 외야 타구(12개) 비율이 1대1이다. 4월에는 외야 타구(56개)가 내야 타구(19개)보다 월등히 많았다. 전반적으로 타구 속도마저 하락, 내야를 뚫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하고 있다. 대부분의 땅볼이 아웃 카운트로 연결된다. 그 탓에 4월 0.413이던 BABIP(Batting Averages on Balls In Play)가 5월 0.071로 급락했다. BABIP는 홈런이나, 삼진, 볼넷을 제외하고 페어 지역에 떨어진 인플레이 타구의 타율을 의미한다. 평균에 얼마나 수렴하느냐에 따라 해석에 차이가 있는데 김현수는 5월에 '지독하게' 운이 없었다.
김현수의 통산 타율은 0.316이다. 3000타석 소화 기준 역대 타격 8위에 이름을 올린다. 그만큼 자타 공인 '타격 장인'이다. LG 타선이 짜임새를 갖추려면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 홈런 1위 박동원과 함께 그가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염경엽 감독은 "안 좋을 때는 기본을 체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현수가 새겨들어야 할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