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업체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전기차 보급 확대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실적 개선세도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는 올 1분기 매출 2조1040억원, 영업이익 190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5%, 51.5% 늘어난 수치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전기차용 타이어와 18인치 이상 고인치 승용차용 타이어 판매가 늘면서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이와 함께 완성차 수요가 늘어난 것도 매출 증대에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안정화로 차량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신차용 타이어 공급이 늘었다"며 "유럽 등에서는 교체용 타이어 수요가 올라가며 글로벌 판매량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도 1분기 매출 9989억원, 영업이익 54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5억원) 대비 무려 100배나 증가하며 10년 내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운반비·판관비 증가에도 고수익 제품의 판매 비중 확대, 글로벌 판매 가격 안정화, 내부 비용 절감 노력 등으로 인한 성과"라고 설명했다.
넥센타이어는 적자 터널에서 벗어났다. 1분기 매출 6396억원, 영업이익 162억원 등의 실적을 냈다. 매출은 전년보다 20.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년도 적자(-429억원)에서 흑자전환했다.
업계는 국내 타이어 업체들이 실적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타이어 3사는 그동안 원자재 가격 상승과 운임비 폭등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하고 자동차 시장 역시 호조세를 보이면서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현재 전체 판매량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는 전기차 타이어 비중을 올해 말까지 2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전기차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보다 가격이 비싸 수익성이 높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한국타이어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8481억원으로 추측한다. 지난해보다 1000억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도 각각 2357억원, 1641억원의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
다만 하반기 여러 변수는 남아있어 실적 개선 여부를 확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한국타이어는 대전과 금산공장 등 국내 공장의 수익성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도 당초 예상 수준과 비교했을 때 1분기에만 15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차질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 3월 발생한 대전공장 화재로 2분기부터는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금호타이어는 공장 이전을 두고 수년째 진통을 겪고 있다. 시설 노후화 등으로 신규 공장 건립이 필요함에도 부지 용도변경 문제를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신공장 설립이 무기한 지연되며 회사가 미래차 시장에 대응할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타이어 업체 1위인 한국타이어의 경우 조현범 회장 구속으로 인한 오너 리스크로 안고 있다"며 "일단 완성차 생산 정상화로 타이어 공급량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높지만, 동시에 국내 타이어 제조사들의 내부 문제로 인한 우려의 시선도 공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