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원석(22)은 선발 투수가 넘쳐나는 SSG 랜더스 마운드에서 가장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원석은 지난 1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2이닝 5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4-0 승리를 이끌었다. SSG는 이날 승리로 롯데 자이언츠에 내준 선두 자리를 하루 만에 탈환했다.
특히 오원석은 국가대표 차세대 좌완 에이스로 손꼽히는 NC 다이노스 구창모(5이닝 3피안타 1실점)와의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오원석은 "4월 중순 NC전(4이닝 6실점)에서 올 시즌 중 가장 부진했다. 데이터팀에서 전력 분석과 전략을 잘 수립해줘 좋은 결과를 얻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오원석은 SSG 선발진에 사실상 가장 늦게 합류했다.
SSG는 외국인 투수 2명(에니 로메로, 커크 맥카티)과 국내 선발 3명(김광현, 박종훈, 문승원)까지 제대로 갖춘 상태였다. 앞선 2년 동안 선발 투수로 45경기에 나선 오원석도 선발 후보였다.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던 김원형 SSG 감독은 마지막까지 신중했다. 선발 투수 중 불펜진에 합류할 1명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오원석이 가장 유력해 보였다. 최근 2년 동안 구원 투수로도 19경기에 나선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메로가 스프링캠프 도중 당한 어깨 부상 탓에 개막 로테이션 정상 합류가 불발되자, 오원석에게 기회가 돌아왔다. 시범경기 막판 선발 투수로 나섰다.
오원석은 올 시즌 8차례 등판에서 4승 1패 평균자책점 2.96을 기록하고 있다. 팀 내 다승 1위, 평균자책점 2위(맥카티 2.70)다. 총 45와 3분의 2이닝을 책임진 오원석은 SSG 선발진 중 투구 이닝이 가장 많다. 김광현과 박종훈, 문승원 등은 경미한 부상이나 부진으로 한 차례 2군에 다녀왔다. 맥카티 역시 손가락 염증으로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뛰었다. 오원석은 단 한 번의 이탈 없이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성적까지 뛰어나다.
좌완 오원석은 '포스트 김광현'으로 통했다. 김광현(2007년)과 마찬가지로 2020년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올해 1월에는 김광현이 직접 차린 'SSG 좌완 미니캠프'에 합류해 2주 동안 훈련하기도 했다.
오원석은 이제 붙박이 선발 투수를 꿈꾼다. 그는 "꾸준한 선발 등판을 통해 컨트롤이 좋아지고 있다. 나만의 포인트와 감각이 생겨 안정적인 투구 메커니즘이 만들어졌다"며 "강약을 조절하고, 경기 흐름을 파악하는 등 운영 능력도 차츰 좋아지고 있다"고 반겼다.
SSG는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합류를 앞둔 가운데 최근 문승원(선발 통산 38승)을 불펜 보직 전환하는 결단을 내렸다. 2021년 지휘봉을 잡은 뒤 오원석을 중용한 김원형 감독은 "제구와 구위 등 안정적인 투구로 벤치에 믿음을 주고 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팀의 주축 선발 투수로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 흐뭇하다. 지금의 기세를 잘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애정을 보였다.
오원석은 23일 홈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선발 임찬규)전에서 시즌 5승 도전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