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균 감독(오른쪽 두 번쨰)과 국가대표팀 지도자들. 사진=대한배드민턴협회
한국 배드민턴이 국가 대항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다가올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4 파리 올림픽 호성적을 예고했다. 쉬지 않고 다음 스텝을 밟는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21일 막을 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주최 혼합단체선수권대회(수디르만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예선전에서 ‘숙적’ 일본을 꺾고 1위에 올랐고, 8강과 4강에선 각각 대만과 말레이시아를 꺾었다. 결승전에선 홈 관중 응원 속에 분전한 중국에 매치 스코어 0-3으로 패했지만, 세계 강호들을 차례로 꺾고 6년 만에 이 대회 정상 탈환을 노렸다.
한국 배드민턴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노메달에 그치며 ‘셔틀콕’ 강국 자존심이 구겨졌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김학균이 부임한 뒤 부흥기를 만들고 있다. ‘천재 소녀’ 안세영은 여자단식 부문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 야마구치 아카테(일본) 천위페이(중국) 타이쯔잉(대만)과 함께 빅4를 구축했다. 여자복식 공희용-김소영 조는 지난 3월 열린 최고 권위 국제대회 전영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수디르만컵에선 전영오픈 쾌거를 이끈 여자단식(안세영) 여자복식(김소영-공희용 조)뿐 아니라 다른 선수, 다른 조도 두루 활약했다. 여자복식 대표 이소희-백하나 조는 일본전에서 후쿠시마 유키-히오타 사야카 조를 꺾었고, 남자단식에선 부상 공백기를 딛고 복귀한 전혁진도 일본 격파에 기여했다. 혼합복시에 나선 서승재-채유정 조, 김원호-정나은 조의 성장도 가속도가 붙었다. 김원호는 나성승과 조를 이룬 남자복식에서도 쾌조의 컨디션을 보여줬다.
김학균 감독 이하 코칭 스태프는 선수들의 팀워크와 좋은 분위기를 강조하며 결코 만만치 않은 레이스를 이끌었다.
김학균 감독은 수디르만컵을 돌아보며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각자 능력치를 잘 보여준 것 같다. 하지만 부족한 점이 있기 때문에 준우승에 그친 거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김학균 감독은 “우리 팀 선수들이 아직 강단이 부족하다. 상대적으로 (결승전 상대 중국보다) 경기 리드와 과감성이 부족했다. 한 번 흐름이 바뀌면, 다시 찾는 계기가 필요한데, 그걸 잘 못했다”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비록 우승은 못했지만, 부족한 점을 발견한 건 오히려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대회까지 정비할 시간이 충분하다. 김 감독은 “우리 목표는 다른 데 있고, 그를 향해 가는 과정이다. 각자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배드민턴의 목표는 2024년 열리는 파리 올림픽 메달 획득. 김학균 감독은 올 시즌 “이제 준비할 게 많다. 이번 대회(수디르만컵)은 오늘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비에 힘이 될 것이다. 다른 지도자들과 쇄신해서 목표를 위해 다시 한번 달려갈 생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