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임찬규(31)가 3년 만에 '국내 1선발' 칭호를 되찾았다. 주요 전력에서 빠져 있던 그가 시즌 초반 역전 홈런을 쳤다.
임찬규는 지난 2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시즌 4승째를 달성했다. LG는 임찬규의 호투 덕에 공동 선두 SSG를 밀어내고, 26일 만의 단독 선두를 탈환했다.
임찬규는 지난해 6승 11패 평균자책점 5.04로 부진했다. 결국 데뷔 후 처음 얻은 FA(자유계약선수) 권리 행사를 포기했다.
이번 시즌 새롭게 부임한 염경엽 LG 감독의 선발 로테이션 구상에도 빠졌다. 염경엽 감독은 임찬규에게 "신예 투수들이 선발에서 좋은 성적낼 수 있으니 네가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임찬규는 최근 5년 간 팀 내에서 가장 많은 106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그 다음이 차우찬(75경기, 현 롯데 자이언츠) 이민호(64경기) 김윤식(37경기) 순이다. 2018년 데뷔 규정이닝과 함께 첫 두 자릿수 승리(11승)를 달성한 그는 2020년에는 10승 9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임찬규는 지난해 부진으로 불펜 보직으로 옮겨 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그는 "선발 투수 보직 욕심은 예전에는 정말 컸는데, 올해에는 선발 보직이나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등의 목표를 내려놓았다"고 떠올렸다.
마음을 비우고 불펜(4경기, 평균자책점 5.63)에서 던졌더니 뜻하지 않게 일찍 기회가 찾아왔다.
임찬규는 이민호의 부상 이탈로 4월 중순부터 선발 등판해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 시즌 선발 등판 시 6경기에서 4승 평균자책점 1.47을 기록하고 있다.
임찬규는 "이번에도 기회를 꼭 잡으려고 하기보단 언제든지 롱릴리프 역할을 다시 맡을 수 있다는 각오"라며 "팀에 필요한 자리를 지키면 (FA 등) 내 가치도, 팀도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듯하다"고 기대했다.
임찬규는 "대체 선발일 때 이렇게 던지는 게 더 멋있지, (외인 원투 펀치에 이어) 3선발 투수로는 이런 성적이면 부족하다. 대체 선발 중에 가장 잘 던진다는 느낌일 뿐 나는 5선발"이라고 웃었다.
사령탑의 생각은 다르다. 염경엽 감독은 "시즌 초반 투수진 부상이 이어졌지만, 그래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임)찬규의 몫이 50% 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경기 후엔 "임찬규가 국내 1선발답게 다양한 구종으로 좋은 피칭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대체 선발을 뛰어 넘어 토종 에이스에 가깝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