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은성의 타점 본능은 여전하다. 한화 젊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채은성(33·한화 이글스)은 올 시즌 타점 생산 능력이 돋보이는 타자다.
채은성은 지난 2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에 3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 5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소속팀 9-5 완승을 이끌었다. 24일 KIA 2차전에서는 0-1로 지고 있던 6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투수 윤영철의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 좌월 솔로 홈런을 쳤다. 시즌 8호.
채은성은 24일 기준으로 출전한 40경기에서 타점 32개를 남겼다. 에디슨 러셀(36개·키움 히어로즈)에 이어 오스틴 딘(32·LG 트윈스)과 함께 공동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국내 타자로 좁히면 1위다.
18경기에서 타점을 올릴 만큼 꾸준했다. 득점권에서도 3할대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채은성은 “아무래도 주자가 있거나 득점권에서 타석에 나서면 더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다. 이런 상황을 더 좋아하는 건 맞다”라며 웃었다.
채은성의 타점 부문 커리어 하이는 2018시즌의 119개다. 리그 4위 기록이었다. 당시 채은성은 시즌 첫 40경기에서 타점 30개를 기록했다. 생산 페이스가 더 빠른 올 시즌은 개인 최다 기록을 경신할 적기다.
채은성은 “주자가 나가야 기록할 수 있는 타점이기 때문에 숫자 목표를 따로 정하지 않는다. 2018시즌에도 그저 ‘내 타석에 주자가 있으면 어떻게든 홈으로 불러들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나선 게 쌓여서 100개를 넘긴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채은성은 “팀 성적이 안 좋은데 나 혼자 100타점을 올리는 건 의미가 없다. 승리에 직접 기여하는 타점이 많은 게 가장 좋다”라고 했다. 이어 “무사 또는 1사 3루 상황에서는 꼭 안타를 치지 못하더라도 타점을 올릴 수 있다. 허망하게 삼진을 당해 물러나지 않도록 더 공격적인 승부가 필요한 것 같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배들에게도 그런 자세를 강조한다. 23일 KIA전에서 한화 신인 야수 문현빈이 1회 초 1사 만루 기회에서 삼진으로 물러나자, 채은성이 후배에게 다가가서 “방어적인 자세는 독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채은성은 지난달 26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3일 두산 베어스전까지 7경기에서 타율 0.074에 그쳤다. 왼쪽 엄지손가락 통증 탓이다. 진통제를 맞기도 했지만, 좀처럼 호전되지 않아서 결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4일 두산전부터 치른 15경기에서 3할(0.333) 대 타율을 기록하며 다시 제 페이스를 찾았다. 이 기간 타점도 12개를 올렸다.
채은성은 “생각보다 통증이 오래가고 있다. 손가락 부상은 완벽하게 낫기 어렵다더라. 선수 대부분 부상을 안고 경기에 나선다. 부상 탓에 못 한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