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손 투수 전사민(24.NC 다이노스)의 데뷔 첫 세이브.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한 결과였다.
전사민은 26일 뜻깊은 하루를 보냈다.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 10-0으로 앞선 7회 초 등판, 3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기록했다. 완벽한 건 아니었다. 피안타와 사사구가 각각 3개로 적지 않았다. 하지만 주자를 내보내도 후속 타자를 실점 없이 막아냈다. 투구 수는 43개(스트라이크 24개).
전사민 덕분에 NC는 주말 첫 경기서 불펜 소모를 아꼈다. NC는 25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선발 이용준이 2이닝 만에 조기 강판당했다. 3회부터 가동된 불펜에선 4명의 투수가 마운드를 밟았다. 24일 롯데전에서도 선발 최성영(5이닝 1실점) 이후 필승조 5명이 투입됐다. 한화전에선 점수 차가 경기 초반 벌어져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 선발 에릭 페디(6이닝 무실점)의 뒤를 막아줘야 했다. 그 역할을 전사민이 혼자 해냈다. 불필요한 불펜 소모를 최소화한 NC는 27일 경기를 좀 더 수월하게 치를 수 있게 됐다.
전사민은 경기 후 "N팀(1군)에 올라와서 내 보직, 내 위치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마운드에 올랐다. 내가 무너지면 불펜 소비를 하게 되니까 맡겨진 임무에 책임을 다해 던지려고 했는데 운 좋게 첫 세이브를 기록할 수 있었던 거 같다"며 "코치님께서도 1군에서 한 두 경기 기회 받을 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라고 하셨다. C팀(2군)에서 최선을 다해 준비한 모습, 그 과정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전사민의 개명 전 이름은 전진우. 그는 부산정보고를 졸업, 2019년 신인 2차 2라운드 전체 17순위로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었다. 부산정보고는 2014년 8월 문을 연 부산 지역 고교야구 막내 구단이다. 창단 당시 부산 지역 여섯 번째 야구고(개성고·경남고·부경고·부산고·부산공고)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선수층이 얇아 전력이 강하지 않았다. 그런 부산정보고를 전국대회 돌풍의 팀으로 이끈 게 바로 전사민과 1년 후배 오른손 투수 남지민(한화·2020년 신인 1차 1라운드 8순위)이었다.
입단 첫 해 1군 데뷔전(1경기)을 치른 전사민은 이듬해 상무야구단에 지원했다. 전역 후 복귀한 지난해 1군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7경기 평균자책점 3.24. 올 시즌에는 지난 24일 1군에 처음 등록됐다. 25일 롯데전 1이닝 2피안타 무실점에 이어 한화전 세이브로 코치진의 눈도장을 찍었다.
구속이 빠르지 않지만 큰 키(1m94㎝)에서 나오는 투구 각이 좋다는 평가. 그는 "올 시즌 많은 공을 던져보면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다. 비록 내 목표는 선발이지만 팀에 보탬이 된다면 어느 보직이든 상관없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